'신의 인플루언서' 15세 소년, 가톨릭 첫 밀레니얼 성인 됐다

온라인 복음 전파 헌신한 아쿠티스…기적 2개 인정돼

레오 14세 교황, 7일 시성식 집전…8만명 운집


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인파 8만 명이 운집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집전하는 가톨릭교회 역사상 첫 밀레니얼 세대 성인이 탄생하는 순간을 보기 위해서다.

이날 성인품에 오른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는 백혈병을 앓다가 15세의 나이로 숨진 영국 런던 태생 이탈리아계 소년이다.

아쿠티스는 온라인으로 신앙을 전파하는 데 헌신해 '신의 인플루언서'라고 불렸다. 독실하지 않았던 부모와 달리 그는 매일 미사에 참석하고, 컴퓨터 게임은 일주일에 한 시간으로 제한할 만큼 스스로 절제하며 깊은 신앙심을 보였다.

특히 아쿠티스는 독학으로 컴퓨터 코딩을 배워 전 세계의 성체 기적을 기록하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현대 기술을 신앙 전파의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시성에는 두 개의 기적이 필요하다. 아쿠티스의 경우 2013년 췌장 질환을 앓던 7세 브라질 소년이 아쿠티스의 티셔츠 유품을 접하고 그를 위해 기도한 뒤 완치된 사례와, 2022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중상을 입은 20대 코스타리카 여성이 아쿠티스의 묘를 찾은 어머니의 기도로 회복한 사례가 기적으로 인정됐다.

청바지와 나이키 운동화 차림으로 안장된 아쿠티스의 묘에는 지난해만 순례자 100만여 명이 다녀갔다.

이날 아쿠티스와 함께 피에르 조르조 프라사티(1901~1925)도 성인품에 올랐다. 프라사티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일생을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돕는 데 보냈다. 평신도였던 그는 24세의 나이에 소아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 때는 과거 그에게 도움을 받은 수많은 빈자가 참석해 그를 애도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강론에서 "성 프라사티와 성 아쿠티스는 젊은이들에게 삶을 낭비하지 말고 더 나은 방향을 바라보며 삶을 걸작으로 만들라는 메시지를 준다"며 "병마가 이들을 덮쳐 수명을 단축했을 때조차 이들은 신을 사랑하고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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