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검팀 "윤영호 진술과 증거 등 혐의 인정돼 구속 필요"

"모든 발단은 권 의원의 불법 자금 수수…죄질 중해"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서 권 의원이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가 크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증거 인멸 우려를 특히 강조했다.

특검팀은 권 전 의원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메시지 등 증거를 종합하면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공범에 대한 수사가 개시됐을 때부터 권 의원이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폰으로 수사관계자들과 연락한 것 등을 비롯해 각종 증거를 인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서관을 통해 수사 중인 공범과 접촉해 수사 상황을 확인하고 공유받으려고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직 국회의원인 권 의원이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지시로 윤 전 본부장에게 통일교 및 권 의원의 지속적인 회유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신속히 차단해야 한다고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수수한 불법 정치자금의 규모도 1억원으로 거액이어서 권 의원이 수사와 재판 진행에 따라 중형 선고를 예상하고 도주할 우려도 크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모든 발단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청렴 의무를 위배한 권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라면서, 통일교의 청탁에 대해 국회의원 지위를 적극 남용해 정부의 조직 및 예산으로 적극 지원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권 의원은 같은 해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받은 의혹도 있다.

권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통일교 관계자들을 만난 의혹과 관련해 일부 인정했으나 "돈은 받지 않았다"며 핵심 의혹은 부인했다.

한편 권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이르면 오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압도적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부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권 의원은 이미 불체포 특권 포기 의사를 밝힌 상태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은 체포 동의 통지서를 받는 대로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정하게 된다. 이르면 주말 또는 다음 주 안으로 신문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