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먹거리 물가에…소비쿠폰 '내수진작' 효과 반감 우려

소매판매액지수 2.5%·소비자심리지수 0.6p↑…소비 반등세
물가 1.7% 올랐는데 농축수산물은 4.8%↑…식탁물가 부담↑

정부가 오는 22일부터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상승세를 보이는 먹거리 물가가 내수 회복 효과를 일부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04.5(2020=100)로 전월보다 2.5% 늘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심리지수 역시 개선세를 보이며 내수가 바닥을 찍고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4로 전월 대비 0.6포인트(p) 오르며 2018년 1월(111.6)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계엄 이후 88.2까지 하락했던 CCSI는 지난 5월(101.8)부터 넉 달 연속 100을 상회했다. 해당 지수가 100선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한은은 "현재 경기판단지수는 93으로 장기 평균 72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좋게 보는 의견이 많았다"며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소비쿠폰 등의 영향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2025년 8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소비에 대한 평가를 10개월 만에 '긍정적'으로 바꿨다. 특히 오는 22일부터 2차 소비쿠폰을 지급하게 되면, 소비심리회복세가 가속화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초에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1분기에 부진했는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최근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집행되면서, 소비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내수 진작 효과가 고물가 압력으로 인해 다소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7%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는 SK텔레콤이 일시적으로 통신요금을 50% 할인하면서 전체 물가를 0.59%포인트(p) 끌어내린 덕분이다. 만약 통신비 인하가 없었다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약 2.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먹거리 물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4.8% 올라 지난해 7월(5.5%)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축산물(7.1%), 수산물(7.5%), 채소류(0.9%)가 일제히 올랐고 돼지고기(9.8%), 국산쇠고기(6.6%), 달걀(8.0%), 갈치(8.9%), 고등어(13.6%), 조기(13.3%), 복숭아(28.5%), 배추(4.8%), 감자(7.6%) 등 주요 품목도 모두 상승했다.

가공식품도 전년보다 4.2% 오르며 라면(6.7%), 빵(6.5%), 햄·베이컨(11.3%) 등 생활밀접 품목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먹거리 물가가 현재와 같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경우, 소비쿠폰의 소비 진작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금 소비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소비쿠폰은 먹거리 등 필수재를 구매하는 데 주로 사용됐을 것"이라며 "필수재에 집중되면 소비가 크게 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농산물 등 먹거리 가격이 오르면 내수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소비 진작 효과가 커지려면 먹거리 물가가 안정돼야 한다. 이달 말부터 지역화폐 발급이 시작되면 소비 여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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