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다시 시계 제로…"수출 견조, 국익 최대화 협상해야"
- 25-10-24
수익 배분 등 '팽팽'…'외환 충격 최소화'가 관건
전문가들 "수출 선방 중…급할 것 없다, 카드 더 꺼내야"
3500억달러(약 500조 원) 대(對)미 투자 패키지의 직접 투자 비중을 둘러싼 한미 양국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관세 협상은 다시 불확실실성에 빠져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위적인 시한을 설정해 협상을 밀어붙이는 일은 피하고자 한다"며 APEC 계기 합의 가능성에 선을 그었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갈 길이 멀다"며 중장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속도'를 좆아 국익을 훼손하기보다, '실익' 중심의 대응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문가들 또한 정부의 방향성에 공감했다.
24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주축으로 한 정부협상단이 이날 새벽 미국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마치고 귀국했지만,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 조성 방안과 수익 배분 구조 등을 놓고 양국 간 이견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날 귀국 직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정관 산업장관은 이번 방미 결과에 대해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중 현금 비중을 두고) 적절한 수준인가를 놓고 양측이 굉장히 대립하고 있다"며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했다.
이번 방미에서도 양국 간 입장차만 확인됨에 따라 이달 29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 합의문 발표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정부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협상 타결'을 위한 분수령으로 삼고, 적극적인 협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3500억달러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해 온 미국이 한발 물러서면서 협상 타결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높은 비중의 직접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국감장에 출석한 김 장관은 '미국이 우리 정부에 8년에 걸쳐 매년 25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 요구를 제시한 게 맞느냐"는 질의에 "그런 논의가 있다"며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런 미국의 요구가 우리 경제 규모상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협상 모드로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타결을 기대한다면서도 "인위적인 시한에 맞추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공개된 CNN과 인터뷰에서도 APEC 계기 관세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면서 "(양국 입장차를)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정부는 협상 지연에 따른 산업계 타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협상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핵심 쟁점은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의 현금 투자 비중과 집행 기간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고, 한국은 외환시장 충격을 우려해 연간 150억~200억 달러 수준의 점진적 투자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 타결 당시 한국은 직접 투자를 하는 비중은 ‘5%’ 내외로 하고, 대부분을 보증·대출로 충당하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과의 합의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결정하면 한국이 45일 내 투자금을 특수목적법인(SPV)에 입금하는 등 소위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해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 '상업적 합리성' 차원에서의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관세 협상 결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협상을 해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명분 있는 버티기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한다. 관세 여파로 일부 업종을 타격을 입었지만, 전체 수출 흐름은 견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9월 누적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5197억 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자동차 수출이 줄긴 했지만 전체 수출은 선방하고 있고 환율 효과까지 감안하면 감내할 체력은 있다"며 "굳이 미국이 원하는 형태로 끌려가느니 버티며서 국익을 최대화하는 협상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정치적 쇼인데, 한국은 전략적 여지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협상 전략을 재정비 해서 어차피 APEC에서 (합의가) 안 될거라면 굳이 목매달지 말고 호흡을 골라가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 연구위원도 "3500억 달러는 산업 손실 수준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조급하게 협상을 마무리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오히려 자동차 관세 인상분은 한시적 피해로 감내하고 필요한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편이 훨씬 나아 보인다. 협상이 계속된다면 명분을 쌓아 한미 FTA 위반 논리도 꺼낼 수 있다. 트럼프는 FTA를 무력화할 권한이 없고 이는 한국의 유효한 협상 카드"라고 제언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트럼프가 강하게 원래 조건을 밀어붙인다고 하더라도 한국도 타협을 위해 받아들일 수많은 없기에 오히려 협상력이 생긴 측면이 있다"며 "반도체처럼 관세에 영향받지 않는 수출품목도 있는 만큼, 수출 다변화와 버티기 전략도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장관도 귀국 직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협상의 3가지 원칙은 양국의 이익, 상업적 합리성, 금융시장 영향 최소화”라고 밝히며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조율 중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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