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전쟁자금줄 원유 죄기…우크라 총성 멈출 가능성은

"석유 수출 막히면 '취약' 러 경제 위기…거래 상대도 타격" 기대감

"러 제재 회피수단 구축해 영향 미미" 지적도…최대 수입 中 태도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석유 대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최대 전쟁 자금줄인 석유를 직접 겨냥했다. 트럼프의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게임체인저'가 될지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석유 수출이 막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국 트럼프와의 협상 테이블로 스스로 걸어 나올 만큼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그동안 제재에 내성을 키운 푸틴의 전쟁 의지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푸틴의 '전쟁 ATM' 폐쇄 전략…러시아 경제 취약성 압박

이번 미국의 제재로 서방의 대러 압박 수위는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번 제재 대상인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은 러시아 석유생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번 제재로 러시아의 4대 주요 석유기업 모두 미국 제재를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간)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전쟁 현금인출기(ATM)를 폐쇄하기 위한 미국의 가장 실질적 움직임이라는 RBC 캐피털의 평가를 전했다.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는 연방 예산 수입의 최대 1/3을 차지하기 때문에 에너지 수출 감소는 전쟁자금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러시아 경제는 지난 3년 가까스로 버텨냈지만 위태로운 상황이다. 노동력은 부족하고 8%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금리는 17%라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며 재정이 전쟁에 집중돼 긴축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동시에 노동 연령대 남성들은 국외로 탈출하거나 전선에 있기 때문에 부족한 노동력도 러시아 경제를 압박한다.

특히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모든 금융기관도 '2차 제재' 대상이라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대부분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의 정유사와 금융기관이 미국 주도의 국제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잃을 수 있다. 인도 최대 정유사를 소유한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행보 '관건'…FT "송유관 물량 추적 힘들어"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재가 얼마나 강력하게 이행될지, 중국과 인도가 어떻게 반응할지, 러시아가 이번 제재도 회피해 석유 수출을 유지할지에 이번 제재의 효과가 달렸다고 지적한다.

러시아는 지난 3년 동안 서방의 제재를 잘 헤쳐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산 원유를 중국과 인도가 헐값으로 사들였고 러시아는 전쟁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난해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 1억 900만 톤을 수입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중국 전체 에너지 수입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인도는 2024년 러시아산 원유 8800만 톤을 수입했다.

최대 관건은 중국의 행보다. 중국의 민간과 국영 정유사들과 금융기관은 미국의 위협을 무시할 수 있는 더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일부 러시아산 원유를 송유관을 통해 직접 구매하는데, 송유관 물량은 해상 운송 물량에 비해 추적이 어렵다.

또 러시아는 석유를 운송하고 대금을 수령하는 데 있어 서방 통제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다.

노후화한 유조선과 소유주가 불분명한 유조선으로 구성된 자체 '그림자 선단'을 통해 러시아산 석유가 중국과 인도로 갈 수 있다. 서방의 주요 은행시스템(스위프트) 없이도 제3국 중개업체를 활용해 달러 대신 인도 루피, 중국 위안화로 결제를 받아 결제시스템에 대한 서방의 통제력에서 벗어나는 길도 찾았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연구원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FT에 푸틴이 신속한 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의 목표 경제적 논리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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