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경찰, 흑인배달원 불법검문해 31만9,000달러 물어주기로

“단 5분의 불법 정차 검문”으로 소송…시애틀시와 해당 배달운전자 합의

 

시애틀 경찰이 흑인 배달기사의 차량을 정차시켜 5분동안 검문했던 사건이 결국은 불법으로 판결나면서 시애틀시가 31만9,000달러의 합의금을 물게 됐다.

시애틀시는 지난 2020년 시애틀 도심에서 발생한 한 흑인 배달 운전자의 앤소니 심스와 이같은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시애틀경찰이 흑인 운전자인 심스를 겨누며 총기를 꺼내고 차량을 불법 수색한 사건으로 인해 인종차별로 인해 연방 법원에 소송이 제기됐었다. 

심스가 지난 2022년 제기한 이 소송에서 제9 연방항소법원은 검문을 했던 경찰관들에게 '면책 특권'이 없다고 판결하면서 이번 합의를 하게 됐다.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은 심스에 대한 검문이 인종차별적 동기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트렁크 수색 또한 헌법상 보호되는 불법 수색 및 압수 금지를 규정한 제4조 수정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0년 5월 17일 새벽, 심스가 시애틀 도심의 세븐일레븐으로 배달을 하던 중 발생했다. 당시 심스는 경찰 순찰차가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느꼈고, 차량을 주차한 뒤 내리는 순간 경찰차량의 경광등이 켜졌다. 경찰관은 총기를 꺼내 심스에게 차량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명령을 내렸다.

곧이어 7명의 경찰관들이 추가로 출동해 차량을 둘러싸고, 일부는 무기를 꺼내 심스를 겨냥했다. 심스는 경찰 지시에 따라 후진으로 이동한 뒤 자신의 외투를 들어 올려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 사건은 당시 로버트 브라운 경찰관의 단순 실수에서 비롯됐다. 브라운 경찰관은 신고된 도난 차량의 번호판을 잘못 입력한 것이 발단이 됐다. 경찰은 5분간 심스를 제압한 뒤 상황을 오인으로 결론짓고 그를 풀어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은 심스의 차량 키를 뺏아 트렁크를 열었고, 이는 법원에서 명백한 불법 수색으로 판결됐다.

연방법원은 심스가 당시 경찰의 지시에 완전히 협조적이었으며, 위협을 가하거나 도주할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항소법원은 또한 "다수의 경찰이 무기를 겨누고 명령을 내리는 방식은 적법한 조사 범위를 넘어섰으며,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애틀시는 경찰관들이 당시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인식해 검문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법원은 심스가 차량에서 내리기 전까지 경찰이 경광등을 켜지 않았다는 점과 경찰의 과도한 대응이 흑인이라는 그의 인종적 배경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번 합의금 지급은 앤토니 심스와 그의 변호인단에게 법적 승리를 안기긴 했지만 시애틀 경찰이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검문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심스의 변호인 나다니엘 플랙은 “시민들이 인종이나 임의적 판단으로 경찰의 과도한 간섭을 받지 않을 헌법적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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