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진데스까?"…명동, 외국인 환자 몰리며 병·의원으로 재편

일본·중국 손님 몰리며 '호텔 옆 병원' 풍경 일상화
"피부·성형외과 타운 형성되면 상권 강화될 수 있어"

지난 19일 오후 찾은 서울 명동의 한 피부과.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선 고객을 맞이한 건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였다.

대기실에는 40여 명의 환자가 앉아 있었는데,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인근 호텔에 묵는 관광객으로, 진료를 마친 뒤 곧장 숙소로 향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주말, 평일을 가리지 않고 외국인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온다"며 "많은 고객이 인근 호텔에 머물러 관련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국인 수요가 늘면서 명동의 중대형 상가들은 성형외과·피부과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외국인 발길이 끊겨 공실률이 50%까지 치솟았던 명동이, 이제는 K-뷰티 의료관광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명동이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를 선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숙박·쇼핑·의료시설이 한데 모여있어 '원스톱 인프라'를 가졌다는 강점이 있어서다.

실제 이날 방문한 피부과 주변에는 호텔이 여러 곳 있었으며, 외국인이 많이 찾는 올리브영 매장도 4곳이 있었다. 이 밖에도 의류점, 안경원 등 쇼핑 시설이 자리했다.

명동 상권의 공실률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명동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7.24%를 기록했다. 2021년 4분기 50.07%, 지난해 3분기 18.7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명동 상권은 우리나라 외국인 상권의 1번지인 만큼 홍대나 강남 등 다른 상권과 비교했을 때 관광객의 영향이 가장 큰 곳"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K-컬처와 K-콘텐츠가 부각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명동으로 돌아오자 상권이 빠르게 부활했다"고 말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명동 상권은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들 때문에 살아있다"며 "병원에 진료갔던 외국인 위주로 상권이 재편되고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이 빠지면 다시 침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동 상권에 피부·성형외과가 늘어난 배경에 대해 박 교수는 "(외국인 미용관광 수요는) 강남에도 상당하지만 명동에 관광객이 직접 찾아오면서 쇼핑과 성형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외국인 고객이 있는 곳으로 성형외과가 자연스럽게 모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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