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서 '지미 키멜 중단 규탄 집회 열러…“언론 자유 위협받아”

“ABC는 미국 검열 중”…KOMO 앞 100여 명 시위


ABC 방송이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를 무기한 중단하자, 시애틀 시민들이 방송국 앞에서 언론 자유를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주말인 20일 오전 시애틀 KOMO 플라자 앞에는 약 100명의 시민들이 모여 “ABC는 검열을 중단하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KOMO는 ABC 계열사로, 모기업은 디즈니다.

시위대는 “Stop Mickey-Mouseing around with our rights(우리의 권리를 장난처럼 다루지 말라)”라는 팻말을 들고 나왔으며, 일부는 디즈니 캐릭터 의상을 입거나 미키마우스 귀 모양 모자를 쓰고 입을 검은 테이프로 막은 채 자유 언론 보장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ABC! America Being Censored!(미국이 검열당한다)”를 연호하며 차량 경적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단체는 시애틀 기반의 ‘디펀드 머스크(Defund Musk)’로, 대표 데빈 허맨슨은 “우리는 평화적이지만 분노하고 있다”며 “디즈니와 ABC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디즈니플러스 해지를 비롯해 ABC 보이콧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전직 공공 변호사 출신 엘리너 크롬웰(70)은 “단순히 불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고, 주부 몰리 멜비(49)는 남편과 두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나와 “아이에게 우리가 권리를 지키려 노력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 에드먼즈의 데비 휴먼(67)은 “ABC는 비겁한 선택을 했다”며 “언론 자유를 잃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가 유타주에서 강연 중 총격으로 사망한 뒤 촉발됐다. 지미 키멜이 방송에서 이를 둘러싼 친트럼프 진영의 태도를 풍자하자, 공화당 정치인들과 보수 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했고, ABC는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미국에 좋은 소식”이라며 키멜의 중단을 환영하는 글을 올렸다.

한편, 시위에 참석한 웬디 스미스(59)는 “언론 자유가 사라지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 위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KOMO의 모기업 싱클레어는 커크를 기리는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하려 했으나 결국 취소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방송 편성 논란을 넘어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압력 문제로 확산되면서, 시애틀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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