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의 빈자리, 밴스로 메운다"…트럼프, 청년 보수층 결집 노려

로이터 "밴스 부통령, 터닝포인트USA 새 중심축 검토"

내년 중간선거 앞두고 조직력 활용해 청년층 재결집 시도


내년 말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독교 보수논객 찰리 커크의 사망을 계기로 보수 청년층 결집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달 총격으로 사망한 커크가 만든 '터닝포인트USA'라는 조직이 미국 극우의 풀뿌리 운동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특히 이 조직은 2024년 대선에서 젊은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트럼프의 중간선거 전략에 또다시 핵심이 될 수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터닝포인트USA의 청년층 유권자에 대한 조직 동원력을 중간선거까지 이어가기 위해 부통령 JD 밴스의 역할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백악관 소식통은 "밴스가 (커크처럼) 대학 순회강연을 포함한 청년층 접촉 전략을 수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밴스는 1984년생으로 만 41세의 최연소 부통령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디지털 감각이 뛰어난 데다 빈곤가정 출신 배경과 해병대 복무 경험과 예일대 법대 졸업이라는 이력으로 Z세대와의 소통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차세대 보수주의자들을 적극적으로 동원해 커크의 추진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로이터 소식통은 전했다. 전국 청년 공화당 연합의 헤이든 패짓 회장은 로이터에 "밴스는 탁월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그는 우리와 나이 차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터닝포인트에서 밴스 부통령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것은 커크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조직을 기반으로 청년 보수층 결집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집권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지켜내기 위해서 청년 유권자 조직을 핵심 축으로 삼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사망한 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특히 젊은 남성 유권자층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을 2020년 대비 7%포인트 상승한 46%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의 사망 이후 "찰리는 청년 유권자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었고, 그의 노력은 나의 압도적인 승리에 기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터닝포인트USA는 커크의 부인 에리카 커크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조직의 청년 보수 운동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조직은 이미 900개 대학 지부와 1200개 고등학교 지부를 보유하고 있으며, 커크 사망 이후 4만 건 이상의 신규 지부 요청을 받았다.

터닝포인트USA의 공동운영책임자(COO)인 타일러 보이어는 조직의 풀뿌리 전략을 설계한 핵심 인물로, 향후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애리조나 등 경합주 하원 선거에 집중할 계획이다. 보이어는 "커크는 조직의 얼굴이자 자금 조달의 중심이었고, 나는 현장 전략의 설계자였다"고 밝혔다.

또 공화당의 청년 자문위원회 의장 브릴린 홀리핸드는 터닝포인트USA와 협력해 대학 캠퍼스 순회 강연을 준비 중이다. 터닝포인트의 교회 지부장 프레스턴 힐은 "커크의 빈자리는 수백 명의 지역 리더들이 나서야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인 남성 청년층 중심의 조직인 터닝포인트USA가 중간선거에서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구심점이 사라진 조직이 다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CNN,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의 주류 언론은 여전히 터닝포인트USA가 극단적 보수 메시지 확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정정치연구소의 존존 델라볼페는 로이터에 "커크가 구축한 문화적 기반은 단기간에 재현하기 어렵다"며 "밴스가 커크 수준의 신뢰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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