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한미 비자 제도, 본격 손 본다…'E-4' 신설 가능성 커져
- 13:59:20
한미, 조지아주 사태 계기로 '워킹그룹' 개설…비자 제도 개선 논의
美에 E-4 신설·한국인 쿼터 신설 공식 제기 예상
조현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하고,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기업인 구금 사태 해결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내며 구금 사건은 일단락됐다. 한미는 이제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된 비자 제도 개선을 위한 협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반(反) 이민 정책을 내세우며 외국인 노동자, 이민자에 대한 공격적인 단속을 진행하는 미 국토안보부의 이번 단속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세 및 통상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압박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만족할 만한 성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미국의 최대 투자국 중 하나인 한국의 뒤통수를 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직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ICE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며 다소 무례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으나 불과 사흘여 만에 태세를 전환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의 여론도 대미 투자국이자 동맹인 한국에 대한 처사가 '좋지 못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발생 사흘 후인 지난 7일(현지시간) "배터리 제조, 컴퓨터, 조선 등 복잡한 일을 아는 사람들을 데려와 잠시 머무르게 하며 미국 국민을 훈련시키도록 해야 한다"며 "전문가들을 합법적으로 유입할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루비오 장관을 통해 조현 장관에게 "이번 사안에 대한 한국민의 민감성을 이해하며, 특히 미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구금 한국인들의 석방 및 출국과 관련해 한국이 원하는 조치를 들어줄 것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는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앤드류 베이커 미국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조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아예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대규모 대미 투자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행 비자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라며 이번 단속 조치가 미국의 '실책'에 따른 것임을 시인하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비자 제도 개선을 위한 협상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외교장관 간 면담을 통해 비자 문제를 논의하는 워킹그룹 신설에 합의한 상황이다.
한국은 워킹그룹을 통해 미국에게 △한국 전문 인력을 위한 E-4 비자 신설 △B-1 비자의 활동 범위를 탄력적으로 조정 △전문직 취업 비자(H-1B)의 한국 쿼터 신설 △주재원 비자(L, E)의 운용 개선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E-4 비자의 경우 정부가 이미 지난 2012년부터 1만 5000개의 전문인력 대상 별도 비자 쿼터 신설을 위한 '동반자법'(PWKA) 입법 로비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도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의회에서 한미 간 비자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질 수 있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B-1 비자를 사실상의 '탄력적 상용 비자'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 국무부의 외교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B-1 비자 소지자는 현장에서 장비 설치 및 시운전, 현지 직원 대상 교육 등의 활동이 가능한데, 미국 이민 당국이 정작 명확하고 세부적인 단속 기준을 못 세우고 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B-1 비자가 전문 인력의 단기 파견을 위한 비자로 적극 활용될 수 있게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아울러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중 칠레(H-1B 비자 1400명), 싱가포르(H-1B 비자 5400명), 호주(E3 비자 1만 500명) 등에 전용 취업비자 쿼터를 두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대미 투자액이 큰 한국 역시 쿼터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와 별개로 당장 미국 현지의 건설을 재개하는 등 기업 활동 위축 방지를 위한 단기 조치로 한시적 특별비자 발급을 통해 전략산업 인력을 조기 투입하는 방안도 빠르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23일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약속 또는 제도 개선 시그널을 확보하는 것이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대미 투자 심리 위축, 현장 인력 투입 차질, 미국 공장 건설 일정 지연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실제 비자 신설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트럼프를 직접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절대적이라 (비자 신설 등은) 행정명령을 통한 예외 조항 적용이 가장 빠른 해법"이라고 말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만 특별히 대우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해외 기업에 대해서는 전략산업 인력 비자 발급을 패스트트랙(fast-track)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하면 워싱턴에서도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이어 "관세 협상을 통해 트럼프의 마음을 산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등을 통해 협상 지렛대를 확보한 뒤 쿼터 확보, 패스트트랙 비자, 행정조치 등 다양한 협상 카드를 활용한다면 전향적인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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