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 단종 검토…"판매실적 처참"

10월 포드 픽업트럭 6.6만대 팔렸는데…라이트닝 1500대뿐
경쟁사들도 생산 중단·단종 잇따라…"예상만큼 수익 안 나"

 

미국 포드자동차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부진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자 생산 중단이 검토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라이트닝은 포드의 간판 모델 F-150의 전기차 버전이다. 한때 포드는 라이트닝을 두고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처음 대량 생산된 '모델T'의 현대판이라고 칭할 만큼 해당 모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출시 당시 "라이트닝은 1만 파운드를 견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트닝의 값비싼 가격이 접근 장벽이 됐다. 기본 모델은 5만 달러(약 7300만 원), 고급 모델이 9만 달러(약 1억 3100만 원)에 육박했다.

예비 구매자들에게는 작업 도중, 혹은 장거리 운행 중 전력 소진 문제도 고민거리였다. 트럭의 한 번 충전 시 주행거리는 무거운 화물을 옮기거나 추운 날씨에서 주행할 때 크게 줄어든다.


포드는 2023년 이후 전기차 부문에서 130억 달러(약 18조 9400억 원)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시원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폐지하면서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격이 비싸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대형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더 취약하다.

실제로 세액공제 종료 이후 첫 달인 10월 기준 포드의 미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했다. 또한 내연기관 F-시리즈 픽업트럭 판매량은 6만 6000대로 1년 전보다 늘었지만, 라이트닝은 1500대 판매에 그쳐 전체 모델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너럴모터스(GM)도 전기 트럭 부문에서 수십억 달러 손실을 냈다.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GM의 전기 픽업트럭 판매량은 지난달 기준 약 1800대에 불과했다.

이에 GM은 지난달 전기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를 생산하는 디트로이트 공장 가동을 오는 24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전기 화물 밴 쉐보레 브라이트드롭 생산은 이미 중단됐다.

스텔란티스도 올해 초 풀사이즈 픽업트럭 전기차 버전 생산 계획을 철회했고,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판매량도 올해 들어 폭락하는 등 대형 전기 픽업트럭 시장이 붕괴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까지 산업 생태계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공장은 생산을 중단했고 수천 명의 노동자가 실업자 처지로 내몰렸다.

KPMG 미국 자동차전략 부문 레니 라로카 수석은 "전기차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 사람들이 예상했던 판매량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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