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만명도 안되는 우딘빌 선거서 25만달러 쏟아부어

테슬라 타는 ‘큰손 후보’ 제프 라이언, 우딘빌 정치 지형 흔들어

 

시애틀 북동쪽 와인 관광도시인 우딘빌 시의회 선거가 전례 없는 '돈선거'로 흔들리고 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타는 42세 테크기업 매니저 제프 라이언(Jeff Lyon)이 자신의 선거운동에만 25만 달러를 투입하면서, 인구 1만명도 안되는 이 조용한 소도시가 미국 지방선거의 ‘머니 게임’ 논란 한복판에 섰다.

라이언은 “도시의 특색을 지키고 개발 속도를 늦추겠다”며 출마했지만, 막대한 개인 자금 투입으로 오히려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현수막과 온라인 광고, 거리 빌보드, 유급 홍보 인력까지 동원하며 공세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와 정치적으로 연대하는 다른 후보도 12만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두 사람의 캠페인 규모만 총 4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현직 시의원 미셸 에번스(Michelle Evans)의 선거자금은 고작 1만 달러 수준이다.

우딘빌 시장 마이크 밀먼은 “이런 규모의 돈이 투입되면 앞으로 작은 도시에서도 대형자금 선거가 보편화될까 우려된다”며 “건전한 정치문화에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은 지난 2018년 시애틀에서 이주한 뒤, 대표적인 지역 상점 몰벡스 가든+홈(Molbak’s Garden + Home)의 폐점으로 시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도시의 주택개발 정책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도시의 정체성이 무너진다” 는 불만을 제기하며 정치 참여에 나섰다.

그는 처음엔 개발 자체를 반대했으나, 최근에는 “개발을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라, 26%의 주택을 ‘저소득층용 주택’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에번스 의원은 “그 정도 비율을 의무화하면 현실적으로 신규 개발이 모두 중단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라이언은 “나는 개발 로비와 싸우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만든 정치행동위원회(PAC) ‘Democratic Woodinville’을 통해 현 시의회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민주당 조직은 “그의 단체는 민주당과 무관하며, 실제로는 극우 성향 인사와 연결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라이언은 “나는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니다. 단지 도시에 진짜 대표성을 되찾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이버트럭을 몰며 돈으로 선거를 사려는 부유층의 상징”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우딘빌 시의회 7석 중 4석이 교체될 예정이어서, 라이언의 ‘자금 폭탄 선거’가 지역 정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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