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된 킹달러…올해 연평균 환율, IMF 때보다도 높다

1998년 평균환율 1394.9원 기록…올해는 1400원 상회 전망
한미 협상 타결 관건…다카이치 내각 출범에 엔저도 변수될 듯

 

10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된 가운데 장중 1440원대도 돌파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 '킹달러'가 재현되면서 올해 연평균 환율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기록을 넘어선 상황이다.

올해 연평균 환율 1412.8원…1998년 환율도 뛰어넘어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올해 초부터 지난 10월 23일까지의 환율 평균 가격은 1412.8원을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의 연평균 환율인 1394.9원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오는 연말까지 환율이 1400원대 이하로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올해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1998년 기록을 무난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은 대내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정부 수장 공백 사태,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관세 전쟁으로 급등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압박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4월에는 환율이 장중 1487.6원까지 치솟으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1300원대로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한미 관세 협상과 미중 무역 갈등이 증폭되며 10월 들어 다시금 14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장중 1441.4원까지 기록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미일 수장 교체·관세 전쟁 등 불확실성, 환율 상승 촉발

올해 환율이 급등한 배경에는 한미일 정부 수장이 교체되는 정치적 급변 상황과 그로부터 촉발된 정책 변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폭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은 전통적으로 환율을 결정하던 금리 차 흐름이나 경제 펀더멘털 추이보다는 유동적이고 불확실성이 큰 요인들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차가 올해 6월 이후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음에도 원화는 7월 이후 가파르게 절하되고 있다"며 "무역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최근 환율이 오른 요인 중 하나로 대미 투자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35원이 올라갔는데 크게 얘기해서 4분의 1은 달러 강세 때문이었다"며 "4분의 3은 위안화와 엔화 약화, 그리고 우리나라 관세와 (대미투자) 3500억 달러 문제 등 지역적, 국내적 요인에 의해 절하됐다"고 평가했다. 향후 환율 추이에 대해선 "관세 협상이 잘되면 환율이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日 재정 정책·대미투자 협상결과가 향후 환율 '관건'

남은 연말까지는 한미 관세 협상 결과와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출범이 환율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음 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입장 차이를 조율 중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주중 1440원을 돌파했던 환율은 한미 무역 협상의 진전과 한은의 금리 동결 등으로 어느 정도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베노믹스의 계승을 강조하며 대규모 경기 부양책 추진이 예상되는 다카이치 일본 신임 총리로 인해 엔화 약세 및 달러화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달러화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미중 정상회담 소식으로 위험선호 분위기가 촉발되며 강보합세를 보였다"며 "다카이치 트레이드라고 불리는 엔화 약세는 통화별 속성에 상관없이 아시아 장에서 강달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