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맞벌이 부부 소득, 25만 달러 넘어

자녀 둔 기혼가구 전국 최고 수준…독신가구와 격차 커져


시애틀에서 자녀를 키우며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시애틀의 미성년 자녀를 둔 기혼가구의 **가구소득 중앙값(median income)**이 25만 달러를 넘어섰다. 중앙값이 25만 달러를 초과하면 구체적인 수치는 더 이상 집계되지 않는데, 시애틀은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이 기준을 넘어선 세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이미 2023년에도 시애틀 기혼·자녀가구의 중앙값은 24만4,800달러에 달해 미국 내 최상위권에 속했다. 지난해 기준 이 부류의 가구는 시애틀에서 약 4만5,700가구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 전체 기혼·자녀가구의 중앙값은 13만3,000달러 수준에 그쳤다. 디트로이트는 7만2,800달러로 가장 낮았고, 클리블랜드(9만1,400달러), 밀워키(9만3,900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맞벌이가 일반적인 것도 높은 소득의 이유다.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미성년 자녀가 있는 기혼가구의 66.5%에서 부모 모두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의 취업률은 여전히 높지만 어머니의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미혼모가구보다 노동 참여율이 떨어지는 양상도 나타난다.

또 다른 요인은 결혼의 계층화 현상이다.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결혼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후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결혼율은 급격히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의 결혼율은 꾸준히 유지됐다. 결혼이 더 이상 성인으로서의 필수 단계가 아니라 일정 수준의 경제적·사회적 성공 뒤에야 가능한 ‘성취’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자녀를 둔 기혼가구가 고소득 계층에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이 같은 흐름은 가구 유형별 소득 격차에서도 확인된다. 시애틀에서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의 경우, 특히 여성 가장 가구의 중앙값은 5만9,400달러로 기혼가구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 가장의 단독 가구는 표본 수가 적어 신뢰 구간이 크다는 이유로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시애틀 전체 38만3,700여 가구의 2024년 중앙값은 11만8,700달러로, 2023년의 12만600달러와 비교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통상 매년 꾸준히 상승하던 시애틀의 가구소득이 이번에는 정체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결국 시애틀에서 자녀를 키우는 가정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고소득 집단이며, 이는 치솟는 생활비와 주거비 속에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계층이 점점 제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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