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 '비자 폭탄' 맞은 기업들…미국인 뽑나 해외공장 짓나 '고심'
- 25-09-22
전문가들 "10만달러 감당 못해 프로그램 마비될 것"
"美기업 글로벌 인재 시장서 경쟁력 약화로 경제 타격"
미국 기업들이 해외 숙련 노동자를 유치하는 데 쓰는 H-1B 비자의 수수료를 트럼프 행정부가 100배 인상하기로 하면서, 미국 산업계 전반에 충격파가 가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포브스 등에 따르면 기술, 금융, 의료 등 핵심 분야에서 이민자 인력이 중추적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조치는 예비 이민자뿐 아니라 미국 경제 자체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현재 H-1B 비자 추첨 등록비 215달러와 고용주 청원서(I-129) 제출비 780달러로 합쳐 1000달러 정도에 불과한 H-1B 비자 수수료를 10만달러(약 1억4000만달러)로 높였다. 미 행정부는 '트럼프 골드카드 비자' 프로그램(개인이 100만달러를 기부하면 미국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과 함께 이 조치가 정부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돈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조치가 도리어 부는 커녕 미국 경제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클리블랜드에 거주하는 변호사 데이비드 레오폴드는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H-1B 비자 변경 사항이 "프로그램을 사실상 마비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누가 청원서에 10만 달러를 내겠는가? 이 프로그램을 초부자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고 말했다.
이 비자는 매년 추첨을 통해 8만5000건이 발급되는데 2025 회계연도 추첨에는 47만 명 이상이 신청했다. 트럼프의 수수료 인상을 따르게 되면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추첨을 위해 기술자 한 명의 한해 연봉에 해당하는 돈을 수수료로 내게 되는 것이다.
인재 채용 기업인 아처 서치 파트너스의 설립자 알렉시스 듀프레인은 "이는 무의미하고 끔찍한 정책으로, 미국 기업들의 글로벌 인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대형 펀드들은 최고 인재 영입에 10만달러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굴하지 않겠지만, "중견 기업, 소규모 기업, 그리고 유망한 젊은 인재들이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되면서 (기업체의) 마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이민 전문 변호사 카린 울먼은 "이 조치의 의도는 대학이나 대학원을 갓 졸업한 신입 전문직 종사자들이 H-1B 비자를 받을 수 없게 하고, 여유 자금이 많은 대기업 소속의 고위 전문직 종사자들만 H-1B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소규모 기업, 비영리 단체, 대학, 병원 등 다른 누구도 H-1B 비자를 받을 여유가 없을 것이다. 의료 서비스만 해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현상을 의도한 것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백악관은 미국 근로자들이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되고 있으며, 이를 국가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래서 H-1B 비자 수수료를 급격히 높임으로써 저임금 기술 인력은 국내에서 조달하게 하고 꼭 필요한 고급 인력만 이 비자를 통해 해외에서 조달하도록 하는 게 의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가피하게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면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해 사례별 면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전반적인 미국 산업의 퇴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H-1B 비자는 고숙련 외국인이 미국에서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런 상황에선 울며 겨자먹기로 높은 수수료를 내거나, 높은 수수료로 인해 미국으로 들어오지 못한 해외 고숙련 기술자를 대체할 인력을 단기간에 미국 내에서 찾거나 양성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도 기업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이 아예 공장을 해외로 옮길 수도 있다고 본다. 미국내 고용을 촉진하려는 정책이 도리어 기업의 미국 탈출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포브스에 따르면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검토한 결과, 많은 고용주들이 고액의 수수료를 내서 고급 인력을 데려오느니 기업의 해외 이전을 확대하고 미국 외 지역에서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수수료에 대한 법적 다툼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버몬트주 스토우의 이민 전문 변호사 베키 푸 폰 트랩은 H-1B 비자 신청 수수료 10만 달러가 "과도하다"는 이유로 소송이 벌어진다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법은 관련 기관들이 합리적인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만큼의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허용하고 있어, 대부분의 취업 비자 신청 수수료는 현재 약 5000달러다. 특정 투자 비자처럼 가장 복잡한 비자 신청조차도 보통 1만 달러 미만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레드 이글 로펌의 이민 전문 변호사 커티스 모리슨은 수수료 인상이 대통령의 권한을 벗어난다며 H-1B 규정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은 대통령에게 외국인의 미국 입국 및 출국에 대한 합리적인 규칙을 정할 권한만 부여하지 비자 발급 권한은 부여하지 않는다. 그런데 포고령은 청원 승인 및 비자 발급 방식에 대한 규칙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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