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낙엽과 같은 인생
- 24-11-11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낙엽과 같은 인생
[두 아이를 둔 30대 엄마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달 5일 이근선(38)씨가 삼성서울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심장, 폐, 간, 좌우 신장, 안구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4년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 4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1일 집에서 쓰러진 이씨는 자녀에 의해 발견돼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씨는 9세, 10세 자녀를 두고 있다. 앞서 가족 모두는 2006년 뇌사상태 또는 사망 이후 장기·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고 기증원에 등록해 생명 나눔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유족들은 남은 아이들에게 ‘천사와 같은 엄마가 다른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고 자랑스러워했으면 하는 마음에 언론보도를 결심했다고 한다.](2024년 11월 1일자 조선일보에서 발췌)
시애틀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단풍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우선은 공기가 맑고 햇살이 강렬하며 침엽수와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도 아름답던 단풍도 더는 못 버티고 한 몸을 이루었던 나무에서 떨어져 낙엽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도 푸르르던 잎사귀가 붉은 옷을 갈아입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은 차가운 겨울에 몸인 나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땅에 떨어져서도 거름이 되어 자신과 함께 하였던 나무를 건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서른 여덟에 두 아이를 두고 떠나는 엄마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요? 이 세상 그 누구라서 이와 같은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기나 하겠습니까? 하지만 이렇게도 떠나는 사람이 있음을 우리는 이렇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100년을 산들 ‘이제는 됐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인생이란 그만큼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만들어 이 땅에 보내주신 조물주는 이 같은 인간을 아주 명확하게 정의해 두셨습니다.
“말하는 자의 소리여 가로되 외치라 대답하되 내가 무엇이라 외치리이이까 가로되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이사야40:6~8)
이렇듯 우리 인생도 결국은 낙엽과 같이 이 세상을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생은 무엇을 이 땅에 남기고 가야 하겠습니까? 말 못하는 낙엽도 주인을 위해 떨어져 주고 또 다시 주인을 위해 썩어 거름이 되는데 우리 인생은 조물주 되시는 주인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하고 가야 하겠는지,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해 드린 두 아이의 엄마는 비록 자녀들을 끝까지 케어해주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성장했을 때 엄마는 훌륭한 분이셨음을 알려주기 위해 장기를 기증하여 여섯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구원해 주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아름답고 소중한 인생입니다. 무엇인가 이 땅에 살고 간 흔적을 남겨놓으려는 정신, 이것을 통하여서 누군가가 도움을 받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삶이 바로 조물주가 우리들을 이 땅에 보내신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계절은 정확하게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기에 낙엽 지는 쓸쓸함을 가슴에서 지우기도 전에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몸이 여기에 반응하듯 우리들의 정신도 센스를 발휘하여 겨울이 오기도 전에 떨고 있을 이웃이 있음을 감지하는 그런 따뜻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차가운 흙과 눈을 이불로 삼게 될 때는 이 세상에 더 이상 소중한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있을 때 잘해!”라는 한 때의 유행가 가사처럼 우리 수중에 도울 것이 있을 때 아끼지 않는 사랑을 품고, 다가오는 겨울에는 우리 주변에서 떨고 있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낙엽도 아름다움을 남기는데 우리는 그 보다 소중한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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