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쉬어갈 줄 아는 지혜

최인근 목사(시애틀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쉬어갈 줄 아는 지혜              


호주 출신의 작가이자 죽음을 목전에 앞둔 환자들을 수년 여 동안 병간호한 브로니 웨어의 책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남긴 후회 5가지>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웨어는 “짧게는 3주, 길게는 12주 동안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환자들 곁에서 지내면서 발견한 것은 그들이 인간관계와 사랑에 대해 가장 많이 후회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밝힌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남긴 후회’ 5가지 중에 1, 2위를 차지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진정한 '나 자신'으로서 살지 못했다. 

웨어는 “환자들 대부분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진짜 꿈이 무엇인지 조차 깨닫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후회는 환자들이 죽기 전 가장 많이 했던 후회라고 합니다.

2. 직장 일에 너무 바빴다.

웨어는 “남성 환자 대부분이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직장 업무를 위해 몸 바쳐 일했던 과거가 후회 된다’는 의견을 토로했다”며 “그들은 직장에서의 일이 너무 바빠 자신의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으며 사랑하는 배우자와도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과거를 아쉬워했다”고 하였습니다.

아마 오늘 우리들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들 앞에 영원히 시간이 남아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자신을 위해 쉼과 여유를 가지지 못한 채 그렇게 숨차게 달려만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1984년 9월 2일에 시애틀빌립보장로교회를 개척하였습니다. 눈 깜빡할 사이에 어느 덧 42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휴가를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 싶어 작년에 처음으로 한 달 동안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고맙게도 교회에서 넉넉하게 휴가비도 챙겨주어서 참으로 여유롭게 귀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엿새 동안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이레가 되는 날에 쉬셨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쉼이 딱히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하심은 우리 인생들에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일을 하되 주일에는 몸도 마음도 영혼도 쉼을 누리면서 하나님을 만나는 여유를 가지라는 뜻입니다.                          

낯선 나라에 이민 와서 사실 우리 모두는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자식들조차도 쉬지 않고 일만 하는 부모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마 만큼 우리 1세대들은 이 미국 땅에 정착하기 위해 손발이 다 닳도록 수고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라나는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고생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는 저만치 들어버렸고 온 몸은 아프지 않는 데가 없으며 친구 하나도 제대로 없는 초라한 자신만 외롭게 남아 있는 현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비로소 그 때 후회하는 것입니다. 

“내가 너무 자식들과 가족들만 위해 일만 하다가 나 자신은 잃어버리고 말았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쉬어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시애틀처럼 산과 바다와 강과 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역도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산도 타보고 낚시도 해보고 골프도 쳐보면서 인생을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살아갈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거의 모든 사람들이 떠날 때 후회하는 그런 후회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후회는 언제는 너무 늦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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