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상들 병풍 세우고 원맨쇼…"고맙다" 속삭인 캐나다 총리

트럼프, 가자정상회의서 "캐나다 대통령" 호칭에 카니 "승격 감사" 웃어…트럼프 "주지사라곤 안 했어"
멜로니 총리 부르며 "아름답고 젊은 여성"…참석 안한 노르웨이 총리 찾으며 '노벨상' 뒤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자전쟁 1단계 휴전 성사를 기념해 이집트에서 주재한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을 '원맨쇼'처럼 휘저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뉴스 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석방과 휴전 합의를 자축하고, 휴전 감시와 후속 단계를 논의하기 위한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를 이집트와 함께 주재했다.

20개국 이상의 정상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정상들을 병풍처럼 뒤로 세운 뒤 연단에 서서 30분 가까이 출석 체크하듯 각 정상의 이름을 부르고 감사를 표하거나 간단히 촌평했다.

캐나다를 칭찬할 때가 되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전화해서 정상회의 참석이 가치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캐나다는 의원내각제라 대통령이 없다.

연설이 끝난 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에게 "저를 대통령으로 승격시켜 주셔서 기쁘다"고 말한 후 웃음을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잠시 말을 멈추고 카니 총리를 가볍게 툭툭 건드린 후 미소를 지으며 "적어도 주지사라고는 안 했군"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미국의 51번째 주로 들어오라고 압박하면서 카니 총리의 전임자인 저스틴 트뤼도를 여러 차례 주지사라고 불렀다. 그러나 카니 총리로 정권이 바뀐 후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해서는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리아다. 여기 한 아름답고 젊은 여성이 있다. 미국에서는 여성에게 아름답다는 단어를 쓰면 정치 이력이 끝장난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는 그렇게 말할 기회를 잡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정상회담 무대에 오른 세계 여성 지도자인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가 외모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동안 무표정을 유지했다.

노르웨이를 겨냥해선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데 대한 앙금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는 "노르웨이, 오 노르웨이. 아 이런, 노르웨이, 무슨 일이야?"라며 회의장을 두리번거리며 노르웨이 총리를 찾았지만, 그는 현장에 없었다. 이는 이토록 중요한 자리에 노르웨이가 불출석한 것을 일부러 부각하면서 자신의 노벨상 수상 불발에 대한 악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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