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플레이오프 홈서 1승1패로 다시 원점에서

‘슈퍼스타 듀오’ 롤리-로드리게스, 23년 만의 홈승리 이끌어

매리너스 ALDS 2차전서 디트로이트 제압…시리즈 1-1 원점


시애틀 매리너스가 드디어 포스트시즌에서 비상을 알렸다. 23년 만의 홈 플레이오프 승리를 장식한 순간은 두 스타가 만들어냈다. 

5일 밤 시애틀 T-모빌 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에서 매리너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3-2로 꺾었다.

경기의 결정적 장면은 8회말에 나왔다. 한 점 차로 쫓기던 매리너스는 칼 랄리가 우익수 쪽으로 2루타를 날리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투수 카일 피네건의 초구 스플리터를 왼쪽 라인으로 밀어쳐 롤리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결승타를 기록했다. 로드리게스는 2루에 도착하자마자 양팔을 퍼덕이며 마치 날아오르는 듯한 세리머니로 4만7,000여 관중과 기쁨을 나눴다.

이번 승리는 2001년 10월 15일 이후 매리너스가 홈에서 거둔 첫 포스트시즌 승리였다. 당시부터 이어진 긴 침묵을 끊어낸 순간에 팬들은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랄리는 경기 후 “쉬운 경기는 없을 거라 알았다. 하지만 이 승리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매리너스는 경기 초반 호르헤 폴랑코의 홈런 두 방으로 리드를 잡았다. 상대 선발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타릭 스쿠발이었지만, 폴랑코는 두 차례 모두 담장을 넘기며 흐름을 매리너스 쪽으로 끌어왔다. 

투수 루이스 카스티요는 4⅔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비록 볼넷 네 개를 내줬지만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포스트시즌 안정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승부처는 5회였다. 전날 경기에서 홈런을 날린 디트로이트의 케리 카펜터가 타석에 섰을 때, 매리너스 벤치는 이번엔 빠르게 움직였다. 다니엘 윌슨 감독은 곧장 좌완 불펜 게이브 스피어를 올렸다. 전날과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스피어는 시속 96마일 직구로 카펜터를 삼진 처리하며 홈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타이거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초 매리너스가 2-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맷 브래시가 선두 타자 글레이버 토레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수비 실책이 겹치며 흔들렸다. 스펜서 토켈슨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2-2 동점이 되자, 구장은 순간 얼어붙었다. 하지만 브래시는 추가 실점을 막아내며 흐름을 최소한 유지했다.

그리고 찾아온 8회말, 팀의 간판 듀오가 해냈다. 롤리의 과감한 타격과 로드리게스의 결정적인 적시타는 이날 경기뿐 아니라 구단 역사에서도 오래 회자될 장면이 됐다. 로드리게스는 “어릴 적 꿈꾸던 무대에서 이런 순간을 맞게 돼 감격스럽다”며 “팬들과 함께한 이 분위기야말로 포스트시즌의 매력”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매리너스는 정규시즌에서 60홈런·125타점을 기록하며 전국적 스타로 떠오른 랄리와, 후반기 들어 타격 밸런스를 완전히 회복한 로드리게스라는 두 축을 앞세워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이제 승부는 디트로이트로 무대를 옮겨 3차전에서 이어진다. 5전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에서 매리너스가 이 기세를 유지한다면, 2001년 이후 멈춰 있던 가을야구의 역사를 새롭게 쓸 기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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