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예수님 없는 성탄절의 불행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예수님 없는 성탄절의 불행 


예수님은 헤롯왕 때에 유대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셨습니다. 그때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그 예수님께 경배를 드리기 위해 예루살렘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해 수소문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헤롯은 가만히 동방 박사들을 불러 그들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셨다고 하니 가서 만나거든 나에게도 그 정확한 위치를 알려다오. 나도 그에게로 가서 경배하기를 원하노라”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이었습니다. 거짓 정도가 아니라 가서 그 예수님을 죽이기 위한 술수였습니다. 이것을 먼저 아신 하나님께서 그 동방 박사들에게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라”고 경고하심으로 동방 박사들은 헤롯에게도 가지 아니하고 다른 길을 택하여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것을 안 헤롯은 대노하였고 그 날로부터 베들레헴을 중심으로 두 살 아래의 모든 사내 아이들을 다 죽이는 끔찍한 피바람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모들은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어린 예수님을 품고 애굽으로 피난하여 헤롯이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머물러야 하는 고충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일까,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은 역사를 거듭할수록 퇴색되어 가고 오히려 사월 초파일이나 할로윈(Halloween) 같은 날이 더 성행하는 희한한 세태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태원에서 일어났던 비극만 보더라도 할로윈 파티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여들었으면 그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짐작해 볼 수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할로윈과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대한민국에서 말입니다.

명세기 기독교 국가라고 하는 미국이, 대통령이 취임할 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고, 전 국민과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달러에다 “IN GOD WE TRUST”라고 써놓은 이 미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성탄절의 의미를 퇴색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가히 말세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학교에서의 기도 모임이나 성경공부가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모든 공식적인 성탄의 용어조차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Merry Christmas가 아니라 Happy Holiday로 말입니다. 심지어 스타벅스에서는 그들이 매년 스타벅스 커피 잔에 새겨 넣었던 성탄트리와 Merry Christmas라는 문구를 지우고 Happy Holiday를 넣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지금은 성탄 카드에서조차 오직 Happy Holiday만 발견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2, 제3의 헤롯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 불행한 것은 교회의 성전에 크리스마스 트리는 화려하게 장식되고 있지만 성도들의 가슴 속에는 예수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탄의 정신은 곧 예수님의 정신입니다. 그 예수님의 정신이 성도들의 가슴 속에 살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밝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태복음11:29)라고 말입니다. 

“온유와 겸손!”바로 이것이 성탄의 정신이요,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과연 교인들의 가슴에 이 온유와 겸손이 있을까요?

이 시대는 불행하게도 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칼국수에 칼이 없으며 성탄절에 예수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본질이 퇴색한 무늬만 화려한, 그런 계절이 불행하게도 성탄절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이나 나라의 미래가 밝으려면 훌륭한 공신들의 업적을 기리고 쫓아가려는 미덕이 필요한 법입니다. 하물며 하늘 보좌도 버리시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성탄절에 예수님이 빠져서야 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탄절이 화려한 트리나 만들고 선물이나 주고받는 사람들의 축제로 변절되고 있으니 불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부디 2024년도 성탄에는 예수님의 정신인 온유와 겸손으로 변화를 만들고 진심으로 하늘 보좌도 버리시고 낮고 천한 땅으로 강림하신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는 동방박사들의 헌신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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