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김명주] 의자

김명주(서북미문인협회 회원)

 

의자 


기다림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어느 곳에 있던 

어제의 이별과 

한 달 전의 만남에 대해 


누구인들 

이별을 작정하고 만남을 준비하였으랴 

곁에 두고 바라만 보아도 

기다림은 외롭지 않았다. 


때로 네가 서지 못하는 아픔으로 

나에게 두 다리를 주었다. 

등 대고 앉지 않는 세월이 

덧칠로 바래간다 


기다림이 나의 몫

사소한 소리에도 

조바심은 놓지 못해 삐걱거리고 

지나는 바람소리에 

내가 내는 소리인지 

혹은 어긋나는 소리인지 


때로 네가 

나에게 기댈 수 있는 등을 주었다 

누구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그리움을 등에 실었다 

나를 그리워하는 외로움인지 

그렇게 


처음부터 

기다림으로 두 다리를 세우고 

등을 기대는 외로움은 

나의 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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