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검 첫 출근' 백해룡, "합수팀은 불법단체…공직자 신념 흔들려"

"제가 불법단체라고 일관 주장했던 곳에 출근하고 있지 않나"
"마약 게이트 3년 다 되어 가…증거 옅어져 지금도 너무 늦었다"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맡은 서울동부지검 산하 검경 합동수사팀(합수팀)에 정식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16일 "공직자로서 신념이 처음으로 흔들린다"며 합수팀이 불법단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백 경정은 넥타이 없는 셔츠에 검은 점퍼를 입고 이날 오전 8시 37분쯤 서울동부지검에 등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수사 대상이 되는 그곳에, 불법 단체라고 제가 일관되게 주장했던 곳에 출근하고 있지 않느냐"라며 긴 침묵 끝에 "공직자로서 신념이 처음 흔들린다"고 말했다.

자신의 수사팀 합류가 너무 늦었다는 취지로도 발언했다. 백 경정은 "마약 게이트 범죄가 3년이 다 돼 간다. 증거는 옅어지고 많이 지워졌다"며 "지금도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어떻게 소통할지 묻는 말에 "소통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수사팀 구성에 있어서도 "임 지검장께서 백해룡 포함 5명을 요청했고 경찰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저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협의나 언질은 전혀 없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백 경정은 수사 외압을 처음 폭로한 당사자가 수사의 당사자가 된 것을 두고 불거진 '셀프수사' 논란에 대해선 "저는 이 마약 게이트의 이해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수사 책임자가 피해자가 돼 수사 당사자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얘기냐"라고 반문했다.

백 경정은 이날 담담한 어조로 말하면서도 중간중간 한숨을 크게 쉬거나 손을 만지며 감정을 추스르려는 모습을 보였다.

백 경정의 합수팀 파견은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추진됐다.

이후 백 경정은 "기존에 있는 합수팀은 제가 불법 단체로 규정을 했다" "동부지검에 제가 파견 나가더라도 실제로 수사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해서 가야 된다"고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동부지검 측은 '백해룡 팀' 신설을 예고하며 "백 경정이 파견될 경우 의사를 존중해 기존 합동수사팀과 구분된 별도 수사팀을 구성하겠다"라는 방침을 세웠다.

백 경정은 향후 '2023년 2월 인천지검 마약 밀수 사건 수사 은폐 의혹과 관련해 자신이 피해자가 아닌 사건 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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