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 매일 먹으면 대장암 위험 18% 증가…스팸, 런천미트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아질산염이 첨가된 '햄과 베이컨'
프랑스 과학자 "'흡연=사망 초래' 같은 강력 문구 넣어야"

 

세계의 보건 전문가들이 베이컨과 햄 등 가공육 제품에도 담배처럼 '암 유발 경고문'을 의무 부착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렇다면 국내의 제품들은 어떤지를 알아보자.

최근 관련기관의 과학자들은 "영국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가공육을 발암물질로 분류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지난 10년간 5만4000명 이상이 대장암에 걸렸고, 영국 정부는 약 30억 파운드(약 5조 6000억 원)의 의료비를 부담했다"고 지적했다.

1급 발암물질, 아질산염 첨가 '햄·베이컨 등 가공욕'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지난 2015년, 가공육에 포함된 아질산염을 흡연·석면과 동일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이는 "가공육 50g을 매일 섭취할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약 18% 증가한다"는 10개 연구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했다.

가공육에 사용되는 아질산염은 살균과 보존, 특유의 붉은색을 유지하기 위해 첨가되는 화학물질이다. 문제는 이러한 아질산염이 체내에서 단백질과 반응해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아질산염은 흡연처럼 강력 경고해야…소비자들은 몰라"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경고 서한은 '아질산염 반대 연합'이 주도했다. WHO 경고문 작성에 참여했던 프랑스 툴루즈대 식품안전학 명예교수 드니 코르페 등 4명의 전문가는 영국 보건장관에게 "현재 영국에서 판매되는 햄과 베이컨의 약 90~95%가 아질산염을 포함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이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제품 포장에 '흡연은 사망을 초래한다'는 문구처럼 강력한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고 서한을 통해 촉구했다.

코르페 교수는 "소비자 대부분이 WHO가 아질산염이 들어간 가공육을 담배와 석면과 같은 등급의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 건강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팸에 적혀 있는 성분표기. 아질산나트륨이 눈에 띈다. 네이버 블로그 스팸에 적혀 있는 성분표기. 아질산나트륨이 눈에 띈다. 네이버 블로그
스테디셀러인 스팸, 런천미트 등 국내 사례는

최근 국내에서도 통조림 햄 및 런천미트 제품, 특히 스팸류의 가공육이 건강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첨가물로 사용하는 아질산나트륨은 매우 양이 적어서 안전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아질산나트륨은 햄이나 소시지 등 가공육에 발색제뿐만 아니라 보툴리누스균 증식을 억제해 식중독을 예방해 주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아질산나트륨 무첨가를 홍보하거나 무첨가 햄이 인기를 끄는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들 사이에 여전히 두려움이 존재한다.

국내 연구기관 관련자는 "햄·소시지·베이컨 등 식육가공품에서 인체 유해 가능성이 있는 아질산나트륨이 발색제 및 방부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J 스팸 클래식 등 제품에 포함된 아질산나트륨은 WHO가 지정한 발암 가능 물질(2A군)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가공육이 몸에 미치는 주요 영향 5가지는 암 발병 가능성 증가, 심혈관 질환 위험 상승, 대사 질환 유발, 뇌 인지기능 저하, 피부 노화 가속화 등이 언급되고 있으며, 그중 햄류 제품에 포함된 나트륨·포화지방·보존제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진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금연과 채식으로 건강 촉구 기자회견에서 소시지와 담배를 가위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1군 발암물질인 담배와 함께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은 1군, 적색육은 2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며, 심장병, 암,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인한 사망자의 80%가량이 육식으로 인한 사망인 것으로 추정해 금연과 채식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2023.5.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진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금연과 채식으로 건강 촉구 기자회견에서 소시지와 담배를 가위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1군 발암물질인 담배와 함께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은 1군, 적색육은 2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며, 심장병, 암,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인한 사망자의 80%가량이 육식으로 인한 사망인 것으로 추정해 금연과 채식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2023.5.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들 제품을 완전히 피해야 할 식품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팸·런천미트를 반찬이나 간편식으로 즐기고 있고, 국내에서도 식물성 런천미트 등 대체품이 출시되고 있다. 일반 런천미트 캔 대비 칼로리, 총지방량 특히 나트륨 함류량이 적은 식물성 런천미트는 2022년 출시 후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하며 캔햄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클래식 대비 역시 나트륨과 지방을 줄인 버전인 '스팸라이트' 같은 제품들 역시 인기다.

가공육 섭취 시 가능한 한 빈도와 양 조절하라

결론적으로 말하면, 스팸·런천미트·햄류는 가능한 한 섭취 빈도와 양을 조절하고, 나트륨·포화지방·보존제 성분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심장질환·암 가족력 등이 있는 경우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스팸이나 햄류를 꼭 선택한다면 다음과 같은 실천 팁을 권한다. △ 제품의 영양성분 표에서 나트륨 함량과 지방 비율을 꼭 확인할 것. △ 가능한 '무첨가', '저아질산염’ 표기 제품을 선택할 것. △ 조리 시에는 기름을 덜 쓰고 채소·곡류·콩류 등과 함께 균형 있게 식사할 것. △ 비정기적·소량으로 섭취할 것.

무엇보다 매일 먹거나 대량으로 즐기는 식습관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