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3세 국왕, 앤드루 왕자 모든 작위 박탈…왕실 거처서도 퇴거 명령

엡스타인 연루 의혹 재점화에 “왕자 신분 박탈은 불가피한 조치”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로 오랜 논란을 빚어온 남동생 앤드루 왕자(사진)의 남은 모든 작위와 호칭을 박탈하고, 왕실 거처에서도 퇴거 조치를 내렸다.

버킹엄궁은 30일 “국왕이 앤드루 왕자의 모든 공식 칭호, 작위, 영예를 박탈하는 공식 절차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앤드루는 즉시 ‘프린스 앤드루(Prince Andrew)’가 아닌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Andrew Mountbatten Windsor) 로 불리게 되며, 윈저에 위치한 ‘로열 로지(Royal Lodge)’를 떠나 개인 주거지로 이주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엡스타인 피해자 버지니아 지우프리(Virginia Roberts Giuffre)의 회고록 출간과 이메일 공개로 앤드루가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축소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내려졌다. 

지우프리는 저서 <노바디스 걸>(Nobody’s Girl)에서 자신이 17세 때 앤드루와 세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으며, 그가 “왕족으로서 자신이 누릴 권리처럼 행동했다”고 폭로했다.

찰스 국왕은 “이러한 제재는 앤드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조치”라며 “국왕과 왕비는 모든 학대 피해자와 생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연민을 보낸다”고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2019년 BBC 인터뷰에서 지우프리의 주장을 반박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고 왕실 공무 수행에서 물러났다. 이후 2022년 지우프리가 미국 뉴욕 법원에 제기한 민사 소송을 수백만 달러의 합의금 으로 마무리했으나,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지우프리는 올해 4월, 41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65세의 앤드루는 현재 샌드링엄(Sandringham) 지역의 개인 부동산으로 이주할 예정이며, 형인 국왕으로부터 사적인 재정 지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로열 로지에서 거주해온 전 부인 세라 퍼거슨도 새로운 거처를 찾아야 한다. 영국 왕실 내부에서는 이번 결정을 “왕실의 도덕성과 책임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단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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