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소년' 비에른 안드레센 별세…향년 70세

루키노 비스콘티 '베니스에서의 죽음'으로 스타덤
영화 촬영 현장의 아동 착취 관행 고발하기도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과 '미드소마'로 잘 알려진 스웨덴의 배우이자 음악가 비에른 안드레센이 7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7일(현지시간) AFP·스웨덴 공영 SVT에 따르면, 안드레센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의 연출자 크리스티나 린드스트룀은 "안드레센이 지난 25일 암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린드스트룀은 "수년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만큼 아주 특별한 관계였다"며 "그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종의 망연함이 든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의 공동 연출자 크리스티안 페트리는 "지금 가장 많이 떠오르는 건 그와 함께한 모든 멋진 순간들이다"라며 "그는 용감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안드레센은 1955년 1월 2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그가 10세 때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후 그는 조부모의 품에서 자랐다.

1970년 로이 안데르손 감독의 영화 '사랑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단역을 맡았다. 그 뒤 1971년 개봉한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의 주인공 '타치오' 역에 캐스팅되면서 세계적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특히 그의 빼어난 외모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으로 불리며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 각종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안드레센은 후에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 촬영 과정에서의 경험이 자신에게 악영향을 끼쳐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시사회 이후 비스콘티 감독이 그를 여러 남성과 함께 게이 클럽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외로움을 잊기 위해 폭음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드레센은 2021년 스웨덴 엑스프레센과의 인터뷰에서 "촬영 중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끝나고 나서는 마치 늑대들에게 내던져진 고깃덩이처럼 느껴졌다"며 "신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니지만, 정말 불쾌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좋은 점이 있다면 (이 일이) 영화계에서 아동이 얼마나 잔혹하게 착취되는지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라며 "아이들을 이용하고, 귀여워하다가, 나중엔 그냥 늑대들에게 던져 버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드레센은 1980년대에 스톡홀름 연극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밴드 '스벤-에릭스'의 키보디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아리 애스터의 영화 '미드소마'에서 노인 '단'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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