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준비되면 나도 준비"…'8년 분할 투자' 압박

"내 생각엔 거의 마무리 단계에…韓이 준비된다면, 나는 준비돼 있다"
관세협상 상황 낙관…책임 소재를 韓에 떠넘기며 강한 추진 의지 피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한국과의 관세, 무역 협상에 대해 "마무리 단계에 매우 근접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미국 요구를 수용하면 합의가 가능하다고 조건을 달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25일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순방을 위해 출발한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서명이 되지 않은 한국과의 관세 협정을 이번 순방 중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쎄요. 내 생각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온 것 같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그들(한국 측)이 준비된다면, 나는 준비돼 있다(Well, it's pretty close to being finalized I think and so it could be if they have it ready, I'm ready)"고 밝혔다.

최종 합의를 위한 결정 의무는 상대방에 있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내 한국 정부를 압박하면서, 미국 측의 합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 캐나다와의 관세 문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의 전화 통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회담, 태국-캄보디아 휴전 등에 답변을 한 뒤 한국 관련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전날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과 협정 체결을 매우 열망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 대미 투자 방식을 놓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8년에 걸쳐 매년 25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10년간 매년 15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 시간 29일 열릴 예정인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최근 두 주 연속 미국을 방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만나 협상을 진행해 왔다.

김 정책실장은 워싱턴DC 현지시간 기준 지난 22일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난 뒤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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