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10일 뒤 한국서 만난다…李 '실용외교' 중대기로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 잇따라 열려…양국 간 균형 과제
무역 갈등 고조에 韓 불똥…"양자주의 협상에서 벗어나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중 정상의 동시 방한이 유력해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핵심 외교 기조인 '실용 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APEC을 앞두고 양국 간 기 싸움이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의 실용 외교가 양국의 압박 속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들이 방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을 방문해 1박 2일간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도 30일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29일 한미 정상회담, 30일 미중 정상회담, 이어 내달 1일 한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릴 가능성이 높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알려진 것처럼 29일 도착하고 30일까지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언저리에 한·미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의 순서와 의제에 따라 외교의 균형점이 흔들릴 수도 있다. 한미 정상회담이 먼저 열릴 경우 한중 정상회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전 한국에 대중국 견제 동참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우리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APEC을 앞두고 미중 무역 갈등이 치열해지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중국은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안을 발표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불똥은 우리나라로도 튀었다. 중국은 지난 14일 '한화오션 주식회사 5개 미국 자회사에 대한 반격 조치 채택에 관한 결정' 공표를 발표하며 한미 조선 협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결국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서 한국이 두 정상의 '담판' 자리를 마련한다는 점은 한국 외교의 위상을 높이는 성과지만, 동시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인상을 줄 경우 균형이 흔들릴 위험도 존재한다.

정재환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무역 질서에 대한 원칙을 강조하고 다자주의 원칙을 고수해서 양자주의 협상에서 벗어날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국제적 관심이 쏠린 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위 안보실장은 "방문하는 미중 정상에 대해서는 장소가 지방이더라도 아주 높은 수준의 예우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 모두 정상회담에서 상대국을 압박해 틀을 만들어내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실용 외교와 국제 외교 허브로서 한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모멘텀을 얻었다. 양국 간 기 싸움이 치열한 만큼 의전 부분에서 두 국가를 잘 맞춰주는지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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