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마지역 주유소서 행인 살해한 남성, 징역 63년 6개월 선고

“말다툼에 총 꺼내 쐈다… 피해자 가족의 용서에도 법정 최고형”

 

피어스카운티 법원이 지난 2022년 스패나웨이 주유소 총격 사건으로 무고한 행인을 숨지게 한 제멀 워런(36)에게 징역 6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건 당시 희생된 여성은 39세의 안젤리나 팔머(사진)로, 단순한 말다툼 도중 벌어진 총격에 휘말린 ‘완전한 무고한 피해자’였다.

스콧 피터스 판사는 17일 워런에게 2급 살인죄와 2건의 폭행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총 763개월(약 63.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살인 혐의에 대해 최고 형량인 397개월과 총기 사용 가중 형량 60개월이 추가됐으며, 두 건의 폭행죄에도 각각 93개월과 60개월의 가중 형이 더해졌다.

피터스 판사는 선고에서 “당신은 말다툼에 스스로 총을 가져왔고, 스스로 방아쇠를 당겼다”며 “이 사건을 폭력으로 키운 책임은 오직 당신에게 있다”고 질타했다.

법정에는 희생자 가족이 자리해 눈물 속에 피해자 진술문을 낭독했다. 어머니와 형제, 자매는 “그녀는 단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목숨을 잃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워런은 선고 전 마지막 발언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나의 말이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안다”며 “그날 너무 두려웠고 공포 속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 차라리 내가 그 자리에서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피해자의 오빠 윌러드 팔머에게 “당신 같은 형제가 있었다면 내 인생도 달랐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팔머는 “당신은 그녀의 생명을 앗아갔지만 그녀의 이름과 유산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용서한다. 그것은 당신이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증오가 내 여동생을 죽음의 어둠에 묶어두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2022년 5월 스패너웨이의 한 7-Eleven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워런은 다른 운전자를 괴롭히다 상대가 곰 스프레이로 반격하자 총을 꺼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팔머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

워런은 재판 내내 변호인 없이 스스로를 변호하며 정당방위, 일시적 정신착란, 스프레이로 인한 비자발적 중독 등을 주장했으나 배심원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장 감시 영상과 증거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한 배심원단은 올해 8월 그를 유죄로 평결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범행 당시 영상 속 모자를 워런의 차량에서 발견했으며, 한 목격자는 직접 그의 이름을 특정해 신원 확인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판결 직후 법정은 조용히 침묵에 잠겼지만, 피해자 가족의 용서는 끝내 남았다. 피터스 판사는 마지막으로 “이 용서조차 당신이 잃은 생명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그러나 오늘의 판결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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