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전략 있기는 한가"…오락가락 트럼프에 세계경제 시계제로

100% 추가관세 경고했다 돌연 "지켜보자"…다시 "식용유 수입 중단" 위협
미중 무역전쟁 관세 넘어 희토류·조선·콩 확전…불확실성에 각국 초긴장

 

미국과 중국이 거의 매일 새로운 제재 조치를 내놓으면서 미중간 무역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높였다가 금세 다시 유화적으로 돌아서는 일관성 없는 태도가 시장과 기업을 흔들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한층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100% 추가 관세 경고했다 "지켜보자"…미중 관계 극도로 불안정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산 대두(콩) 수입을 의도적으로 중단해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보복 조치로 중국과의 거래 중 식용유와 다른 무역 부문에 관한 거래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위협했다.

이는 최근 중국과 미국이 수출통제와 제재 조치 등을 주고받으며 무역 갈등이 재점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추가 수출통제에 맞서 100% 대중 추가 관세를 꺼냈고, 양국은 상대 국적 선박을 겨냥한 항만 수수료 부과를 이날 동시에 시작하는 등 해운·조선 분야로 무역전쟁을 확전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일관되지 않는 듯한 정책과 모순된 발언을 내놓으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9일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추가 발표하자, 트럼프는 10일 "2주 후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강경 발언을 던졌다. 또 오는 11월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신호에 충격을 받은 미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 국제 유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이틀 뒤 트럼프는 "시진핑 주석이 잠시 실수했을 뿐"이라며 진정에 나섰다. 이어 13일에는 '내달 100% 추가 관세 부과가 유효하냐'는 질문에 "11월 1일은 내겐 아득히 먼 시점이다. 무슨 일이 있을지 지켜보자"라고 거듭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다 다시 하루 만에 다시 보복 조치로 식용유 수입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또 트럼프와 달리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100% 중국 추가 관세가 11월 1일보다 더 일찍 부과될 수도 있다고 경고 수위를 높이는 등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트럼프의 상반된 메시지에 대해 "어떤 접근법이 최선인지를 둘러싼 내적 갈등을 보여주는 듯하다"며 "보복과 화해 사이를 반복적으로 오가며 시장을 흔들고 기업을 혼란에 빠뜨렸으며, 일관된 전략이 있는지 의문을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포티스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또다른 NYT의 분석 기사에서 "미중 관계는 극도로 불안정하다"며 "하루하루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지금 행정부의 특징"이라고 꼬집었다.

미중 무역갈등 격화에 각국 초긴장…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은 이달 말 APEC 계기 미중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중국 압박을 위한 강온양면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어 USTR 대표는 지난 13일 워싱턴DC에서 미중 고위급 실무 당국자 간 회담을 했다고 이날 밝히는 등 양국은 물밑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초강대국 간의 격화된 긴장은 다른 국가들을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 결과 철강·조선·배터리·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이 흔들리며 세계 경제는 한층 더 불안정해졌다.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통제로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에서 만들어진 선박에 대한 미국의 수수료 부과는 외국 선사들이 미국 항만에 기항할 때도 적용된다.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면서 한국 기업도 피해를 보고 있다.

NYT는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국가들에 사실상 '편을 선택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중국산 자동차 수입국 중 하나인 멕시코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지난달 중국산 차량에 50% 관세를 제안했다.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이유로 50% 관세 부과를 받는 인도는 오히려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관세 조치로 세계 무역 질서를 뒤흔들면서 다른 나라들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며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도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루크레치아 라이클린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중국은 안정적이고 명확하며 일관된 목표를 갖고 있는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매일 시각과 정책이 바뀐다"며 "불확실성의 정도가 매우 크며 그것이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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