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 암살' 좌파 음모라는 트럼프…눈엣가시 진보진영 공격 혈안

진보단체 면세혜택 폐지 등 전방위적 대응 나서…'테러단체 지정' 거론도

美국무 "커크 죽음 축하하면 비자발급 거부"…부통령은 反커크 인사 신고 독려


우파 청년 활동가인 찰리 커크가 유타주에서 피살된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활용해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공격을 더욱 거칠게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민주당 조직과 시위대가 보수적 가치와 미국적 삶의 방식에 반하는 폭력적인 음모에 가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좌파 단체에 대한 전방위적 대응을 예고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조지 소로스의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과 포드 재단 등 진보 성향 비영리단체를 공격하고, 커크의 죽음을 반기는 듯한 사람들에 대해 비자 취소, 증오 표현 수사, 국내 테러조직 지정 등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모든 것이 공정해야 한다. 급진 좌파는 국가에 큰 피해를 줬다. 우리는 이를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커크 피살 사건의 배후에 민주당이나 진보 진영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수사당국은 체포된 용의자가 단독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정치적 폭력이 특정 진영에서만 나온다는 주장도 무리다.

검찰에 따르면, 타일러 로빈슨(22)은 체포 전 연인에게 "커크의 증오에 질렸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로선 정치적 음모나 조직적 배후가 아닌, 개인적인 동기로 추정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소송, 행정명령, 공개 압박 등을 통해 자신에게 반대하는 인물과 기관을 처벌하려고 해왔으며, 이번 조치 역시 그 연장선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좌파 성향의 비영리단체에 대한 면세 자격 박탈을 추진하면서, 테러조직 지정이라는 우회적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대통령은 국세청(IRS)에 특정 단체에 대한 감사를 지시할 수 없으며, IRS 직원이 백악관의 지시에 따를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싶은 단체들이 있다"고 밝혔으며, 테러조직 지정 시 해당 단체는 자동으로 면세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비영리단체 전문 변호사 제프 테넨바움은 "즉각적인 자격 박탈은 테러조직 지정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내 단체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법적 절차는 명확하지 않다. 전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계자 자베드 알리는 "관련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참모들이 정치적 폭력과 증오 표현을 근절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작성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특정 단체를 테러조직이라고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이번 사건 이후 반대 세력을 향한 상당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공화당과 보수 우파 진영을 선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커크가 생전 운영했던 팟캐스트 방송의 진행을 맡아 백악관 집무실에서 카메라를 켜고 커크의 죽음이 "지난 몇 년간 성장해 온 극도로 파괴적인 좌파 극단주의 운동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암살 배후로 좌파 진영을 지목했다. 밴스는 커크의 죽음을 축하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고용주에게 신고할 것을 직접 독려했다.

또 소로스 재단과 포드 재단이 커크 피살 사건을 다룬 매체 '더 네이션'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하며 두 재단이 관대한 세금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재단 모두 해당 매체에 최근 수년간 소액만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재단은 정치적 폭력을 규탄하며 "우리의 활동은 평화롭고 합법적"이라고 성명을 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나라 밖에서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커크의 죽음을 축하한 인물들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테슬라 차량 방화, 이민단속 요원 공격 사건에 대해 조직적 연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 같은 강경 대응은 자유주의 진영에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요 기부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을 우려해 기부 내용 공개가 필요한 활동에 대한 지원을 꺼리고 있으며, 재단들은 보안 강화와 연대 성명 발표를 논의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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