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편한 질문' 호주 기자에 으름장…외신 기자들 '가시방석'

특파원 비자 기간 5년→240일로 단축…中기자는 90일

'범 극우 진영' 언론사는 환대…"잠재적 편집 검열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편한 질문을 던진 호주 기자와 충돌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특파원 비자 기간을 대폭 줄이면서 미국에 주재 중인 특파원들의 불안이 커져 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재집권 후 개인 사업에 대해 질문한 호주 ABC 기자 존 라이언스에게 "내 생각에 당신은 지금 호주를 매우 곤란하게 하고 있고, 그들은 나와 잘 지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네 지도자가 곧 나를 만나러 올 것이다. 나는 그에게 당신에 대해 말할 것이다"라며 "당신은 매우 나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특파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자들의 비자 유효기간을 5년에서 240일로 줄이는 것을 염려한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인들의 경우는 유효기간이 90일로 더 짧다.

이 특파원은 "240일짜리 비자로 어떻게 아파트를 임대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는가"라며 "현지에서 인맥을 쌓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를 모욕할 때, 그 기자가 외국인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또 다른 특파원 역시 "백악관은 기자들이 어디 출신이든 간에 행정부의 이야기를 따르거나 자기 검열을 하는 기자들을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견해를 공유하는 일부 언론사들은 백악관으로부터 환대받고 있다.

'영국판 트럼프'로도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가 출연하는 영국 GB 뉴스는 최근 백악관 집무실에 초청받았다. 채널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기간에 미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얻었다.

마가(MAGA) 진영으로부터의 위협도 특파원들에게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레넬 대통령 특사는 X(구 트위터)에서 독일 공영방송 ZDF 소속 기자를 겨냥해 "이 급진 좌파 독일인은 자신과 정치적으로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을 선동하는 말을 계속하고 있다"며 비자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의 캐서린 제이콥슨은 성명을 통해 "I-비자 갱신 기한 단축은 트럼프 행정부가 순응적 보도와 접근 권한을 맞바꿀 수 있는 잠재적 편집 검열의 틀을 만든다"고 우려했다.

마이크 발사모 내셔널 프레스 클럽 회장 역시 "이러한 조치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국 언론인들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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