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갑 채우냐" 항의하자 "프로세스"…증언으로 본 구금 일주일
- 25-09-13
"수갑 채우고 몸에 쇠사슬 감아"…단속 현장 인신구속 급급
70명씩 한방썼다 2인 1실로…"교도관들도 조금씩 미안한 기색"
"장갑차와 총을 겨눴습니다. 수갑을 채우고 몸에 쇠사슬을 감는 것을 보고 단순한 이동이 아니구나 했습니다."
단속은 강압적이었고, 구치소 생활은 열악했다. 태평양 건너 타국에서 일주일간의 구금 생활을 끝내고 귀국한 직원들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지난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이들은 취재진에게 체포부터 구금까지 전 과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들은 지난 4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소재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한 미국 이민당국 병력이 처음부터 자신들을 범죄자 취급했다고 입을 모았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 30대 남성 조 모 씨 "그냥 호송차를 타고 가는 줄 알았는데 수갑을 채우고 몸에 쇠사슬을 감은 것을 보고 나서야 단순히 어디로 이동하는 게 아님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 40대 남성 A 씨도 단속 당시에 대해 "당황했다"며 "저 같은 경우 허리에 체인, 손목엔 수갑을 찼다. 여기에 더해 족쇄를 차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압적인 정황도 있었다"며 "저희 쪽에서 '너무 억울하다' '왜 구금하냐' '왜 수갑을 채우냐'고 했지만, '형식상 그렇다' '프로세스'라는 답만 들어 이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소속을 밝히지 않은 30대 남성 B 씨는 "장갑차랑 헬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단속을 나왔다"며 "비자가 문제없으니 당당하게 임했는데 구금될지 몰랐다"고 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C 씨도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장갑차, 총을 겨눴다"며 "저항할 새도 없었고 순순히 잡혀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 하청업체 직원인 50대 남성 전 모 씨 역시 "단기 상용(B-1) 비자를 받은 상태에서 건설 관리·감독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단속자들에게 설명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인원은 모두 475명. 미국 이민당국 단속 역사상 최대 규모다. 미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세관단속국(ICE), 연방수사국(FBI) 소속 무장 병력과 장갑차, 헬기 등이 동원됐다. HSI는 체포 이튿날인 5일(현지 시각) 쇠사슬과 족쇄에 갇힌 채 호송되는 직원들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당국이 제 할 일을 했다"며 추켜세웠다.

체포 당일 조지아주 폴크스턴 구치소에 구금됐을 때도 미 당국의 강압적인 태도는 계속됐다. 조 씨는 "죄수복을 입지는 않았지만, 일반 수감자와 같은 대우를 받으면서 지냈다"고 말했다.
구치소 생활도 열악했다. 변기가 딸린 방 안에서 70명씩 잠을 자야 했다. 전 씨는 "한국인만 300명이 넘으니까, 그쪽에서도 나름대로 분류해 70명씩 한 방에서 생활하게 했다. 모든 공간이 오픈돼 있었고 심지어 화장실도 그랬다. 침대는 (한 방에) 30여개, 변기는 5~6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측의 태도는 달라졌다는 게 귀국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조 씨는 "교도관들이 처음에는 되게 강압적이고, 저희를 완전히 범죄자 취급하는 그런 태도를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리(미국)도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겠구나'를 생각한 것 같다"며 "갈수록 조금씩 미안한 기색을 비쳤다"고 말했다.
A 씨 역시 "(구치소에서) 인터뷰를 다 했고, 합법적으로 온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후 이를 인정하는 추세였다"며 "(이후) 태도가 좀 바뀌었다"고 말했다. 70명씩 자던 방도 바뀌었다. 20대 남성 조 모 씨는 "초반에는 70명이 한 방에서 생활하다가 (이후) 2인 1실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무엇이 교도관들의 마음을 바꿨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 변화가 폴크스턴 구치소 분위기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당초 구금 직원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폴크스턴 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당일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11일이 돼서야 가능했다.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금된 한국 근로자들이 숙련공이란 것을 인지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잔류하는 방안을 타진해 석방 및 출국 일정이 하루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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