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0원 뚫은 환율…"1500원 열릴 수도" 韓 경제 '비상등'
- 25-10-10
美 투자 협상 불확실성에 달러 강세 겹쳐 환율 급등세
수입물가·외자이탈·기업 부담 확대…경제 전반 '경고음'
추석 연휴 직후 열린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20원 이상 급등하며 1420원대를 돌파했다. 미국과의 대규모 투자 협상 불확실성, 엔화·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 강세, 미 연방정부 셧다운 등 대내외 변수들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외국인 자금 유출과 기업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리 경제에 복합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관세 협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환율 상단이 1500원대까지 열릴 수 있다는 경계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1원 오른 1421.0원에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이 1420원대에 마감한 건 지난 5월 14일(1420.2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4월 30일(1421.0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이날 1422.2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424.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번 환율 급등은 한미 관세 협상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에 더해 연휴 기간 누적된 글로벌 리스크 요인들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발생했다.
일본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엔화와 유로화가 급락했고, 그로 인해 달러화가 전방위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연휴 직전인 2일 97.9에서 이날 100선에 근접한 상태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미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압박이 환전 수요를 급격히 자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이 금리인하를 예고한 상황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여야 하지만, 현재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것은 한미 통상 협상의 난항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장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과 주요국 재정 이슈 등 글로벌 리스크(위험) 요인이 다소 증대된 모습"이라며 "향후 미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연준 금리인하 경로,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상존한 만큼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말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내용의 협상을 타결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3500억 달러 가운데 직접 투자 비율을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만약 미국 정부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현금 투자 방식으로 이행할 경우, 외환시장은 전례 없는 상방 압력에 부딪히게 된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요구한 3500억 달러는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4220억 2000만 달러의 82.9%에 달한다. 이는 한 해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조달 가능액인 200억~300억 달러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대규모 환전 수요가 현실화할 경우 환율이 단기간에 1500원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일단 환율은 1400원대에서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미 투자액인 3500억 달러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500원대 들어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3500억 달러를 우리가 일시에 지불하면, 환율이 2000원을 넘어갈 수 있고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금융 위기가 올 수도 있다"며 "다만 환율은 추이를 봐야 하는 상황이고, 한미 통화스와프가 환율 안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실물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여파가 우려된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수입물가 상승이다. 원화 가치 하락은 원자재, 에너지, 부품 등의 수입 단가를 끌어올려 기업의 생산비 부담을 키우고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소비자물가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환율 상승은 기업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출 중심 대기업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내수 중심 중소기업이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군은 채산성 악화 우려가 커진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도 우려된다. 환율 불안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의 주식·채권 시장 이탈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와 투자심리 냉각으로 연결된다.
통화당국의 정책 운신폭도 제한될 수 있다. 환율 방어와 물가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한국은행은 향후 금리 결정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미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긴축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국면에 놓일 수도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잘 돼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많이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우리가 선진국화 되면서 자금 흐름이 더 중요해졌다"며 "불확실성 장기화 국면에서 환율의 고공행진은 실물과 금융 양면에서 한국 경제에 복합적인 압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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