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컬럼비아강에 준치 대풍년 ‘물 반 준치 반’

시간당 8,000 마리 회귀ⵈ낚기 쉽고 포획제한 없어 강태공들 몰려

 

요즘 워싱턴-오리건 접경 컬럼비아강의 반빌 댐 아래에 낚시꾼들이 북적이고 있다. 연어낚시가 아니다. 최근 ‘물 반 고기 반’ 상태를 이루며 연어를 밀어내고 컬럼비아강 물고기 판도의 왕좌를 차지한 준치(shad) 낚시다.

동부지역이 본거지인 준치는 근래 서부지역에도 부쩍 늘어나 컬럼비아강 전체 회귀 물고기의 90% 이상을 차지한 해도 있었다. 지난 10년간 컬럼비아강으로 회귀한 치누크 연어는 69만906마리로 집계된데 반해 준치는 3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찬물 고기인 연어와 달리 준치는 뉴파운드랜드에서 플로리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온의 대서양에 널리 분포하며 저수지나 유속이 느린 강물을 선호해 많은 댐으로 연결된 컬럼비아강이 이들의 서식지와 산란지로 제격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컬럼비아강의 회귀 연어 수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준치를 비롯한 농어, 붕어, 크래피(작은 담수어), 메기 등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물고기들은 개체수가 부쩍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바니빌 댐의 물고기 사다리를 통해 댐 위 저수지로 올라가는 준치가 지난 늦은 봄엔 시간당 8,000 마리아 됐다. 사다리 통로의 유리창을 통해 회귀 물고기를 계수하는 담당직원들은 통로가 준치들로 꽉 메워지기 일쑤여서 연어와 철갑송어 수를 헤아리지 못할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외래어종인 준치가 이처럼 무섭게 늘어남으로써 치누크, 삭카이, 코호, 첨 등 각종 연어와 철갑송어, 뱀장어 등 토박이 물고기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징조는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며 그 부분에 더 많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애틀타임스는 최근 한 오후 시간에 바니빌 댐 아래 바위 둔덕에 낚시꾼 60여명이 줄지어 준치를 낚고 있었다며 준치는 낚기가 쉬울뿐더러 포획 수에 제한이 없어 어린이를 포함한 아마추어 강태공들이 몰려와 쓰레기봉지에 준치를 가득 담아 간다고 보도했다. 상업 어획권을 보유한 인디언 원주민들은 그물에 준치가 하루에 수천 마리씩 걸리지만 판매할 시장이 없어 거의 모두 물속에 던져버린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컬럼비아강에서 잡히는 준치는 한국에서 말하는 준치와는 조금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 말하는 준치는 맛도 조금 다르다. 잔뼈가 많이 구워먹기에는 다소 불편하지만 많은 한인들은 살을 발라낸 뒤 추어탕처럼 끓여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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