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캄보디아 사태 싹 자란다"…카톡 계정·대포통장 판매하는 청소년들
- 25-10-28
'미성년자 가능' 모집글도…팔린 계정은 범죄에 활용
"빚 있으면 뭘 못하나"…더 큰 범죄 손댈 수 있어
"도박하다 빚 생기면 뭘 못하겠어요. 돈 필요하면 뭐든 하는데 통장도 팔고 유심도 팔고 하겠죠" (A군·18세)
중학생 시절 온라인 도박에 빠졌던 A 군(18)은 한때 수백만 원의 도박 빚을 졌다.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택한 것은 '카카오톡(카톡) 계정 판매'였다. 그는 주변 지인들에게서 카톡 계정을 모아 중간 업자에게 넘기며 계정 하나에 약 20만 원을 받았다.
A 군은 "커뮤니티 계정이나 통장도 거래 대상"이라며 "미성년자라도 통장 한도가 풀려 있으면 매입 대상이 된다"고 했다. A 군은 실제로 종합 금융 앱인 '토스' 아이디를 빌려주고 3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앱 내 커뮤니티에 어떤 글을 올리는 데 쓴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28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들이 텔레그램 등을 통해 카카오톡 등 각종 계정과 대포통장 거래에 참여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용돈벌이 목적으로 불법 행위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계정 구매·판매는 텔레그램 등지에서 이미 성행하고 있다. 1만 9000명이 참여한 한 텔레그램 채널에는 '카카오톡 인증 판매 업체'라며 홍보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었다.
다른 채널에서는 각종 플랫폼 계정을 '상품화'해 가격표를 붙여놓은 곳도 있었다. '카톡 구매방'으로 소개된 이곳에선 '토스 커뮤니티'는 물론,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아이디를 매입하고 있었다. 미성년자와 신규 계정의 경우엔 '-(마이너스)10000(원)'이라고도 적혔다. 네이버 아이디를 매입한다고 밝힌 한 메시지에는 '미성년자도 가능하다'며 1만 2000원에 계정을 매입하고 있었다.
이렇게 판매된 계정들은 사기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지난 9월 경기북부경찰청이 검거한 피싱 사기 일당은 미성년자를 상대로 당근마켓·카톡 계정 등을 매입해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된 42명 중 19명은 청소년이었다. 이들은 매입한 아이디로 중고 거래 사이트에 허위 매물을 올린 뒤 "안전 결제를 위해 필요하다"며 피해자들을 피싱 사이트로 유도해 돈을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3년 강남 학원가에서 발생한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 당시 음료를 마신 학생들의 부모를 협박하는 데 사용된 카카오톡 계정 또한 같은 해 부산경찰청이 검거한 '대포 카톡' 유통 조직이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포 계정을 범죄조직에 판매해 22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마약음료 사건의 공범 중 1명은 최근 캄보디아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상태다.
계정 양도·판매 행위는 적극적으로 범죄에 가담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불법'이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본인이 개설한 통신 계정을 타인에게 제공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계정 판매'와 같은 불법행위는 결국 2차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계정 판매가 대포통장 판매로 이어지고, 결국엔 더 큰 범죄에 가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계정 판매로 시작했지만, 이들이 더 큰 범죄에 손을 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가정·교육 당국·경찰 등의 감독이 소홀한 가운데 '제2의 캄보디아 사태'의 싹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이 일상화되면, 정당한 노동보다 불법을 통한 돈벌이 수단을 먼저 찾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A 군도 "지금도 돈이 필요하면 텔레그램부터 켜게 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기부터 쉽게 돈을 버는 경험이 일상화되면 범죄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다"면서 "불법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미해져 나중에는 범죄행위로 돈을 버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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