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황정민"…랩·댄스·퀵 체인지까지 쉴 새 없이 웃기네

"우리 이혼해."

 

아내 '미란다'가 다니엘에게 청천벽력 같은 선언을 한다. "충동적이고 인생 자체가 장난"인 남편을 더는 견딜 수 없어서였다. '기다리면 달라질까' 기대했지만, 변하기는커녕 점점 더 철없는 모습을 보이는 남편에게 결국 이혼을 통보한 것. 법원 판결로 일주일에 한 번만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되자, 다니엘은 '할머니 유모'로 변장해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한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아빠 다니엘이, 유모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신해 다시 가족의 곁으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다. 1993년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미 브로드웨이 초연을 거쳐 2022년 한국에 상륙했다. 같은 해 열린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프로듀서상과 분장디자인상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막을 올린 이번 공연에서 배우 황정민은 정성화·정상훈과 번갈아 주인공 다니엘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의 뮤지컬 출연은 2015년 '오케스트라 피트' 이후 10년 만이다.


최근 무대에 오른 황정민은 특유의 코믹 연기로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폭소의 7할은 그의 몫. "아빠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베테랑'),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서울의 봄') 등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대사를 읊고, "블랙핑크 로제 닮았다는 얘기 들었어요"라고 농담을 던질 때 객석은 웃음바다가 된다.


'퀵 체인지(quick change)'도 관전 포인트. 아빠 다니엘에서 유모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8초. '헐렁한 면 티셔츠·남방·바지' 차림이 순식간에 '블라우스·치마·앞치마' 3피스로 바뀐다. 황정민이 제작발표회에서 이를 "변검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그의 랩과 댄스도 빼놓을 수 없다. 1막에서 방송국 청소 아르바이트 중 디제이 부스에 올라 랩과 비트박스를 선보이고, 2막에서 미란다가 론칭한 브랜드 쇼케이스에 출연해 열정적인 춤사위를 펼칠 때 객석에선 또 한 번 폭소가 터진다.


하지만 웃기기만 하는 건 아니다. 다니엘이 '다웃파이어 할머니' 모습으로 방송국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가 된 뒤, 한 아이가 부모의 이혼 때문에 힘들다는 사연을 보내온다. 이에 그가 "세상엔 온갖 종류의 가족들이 있단다. 사랑이 있는 한, 가족은 언제나 연결돼 있는 거야"라고 조언을 건넬 땐 코끝이 찡해진다.


온라인 후기를 보면 "명불허전 황정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 깔깔극"과 같은 호평이 적지 않다. 놀(NOL) 티켓 관객 평점은 10점 만점에 9.7점. "영화보다 웃음 포인트는 많지만 감동 포인트는 부족하다", "뮤지컬이라기보다 연극에 가깝다" 등 아쉬움을 드러낸 평가도 일부 있다.


3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온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오는 12월 7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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