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 표한다"더니, 죽은 친구 지문 채취…대출 서류 위조한 대만 여성
- 01:28:50
친구 시신 가방 열고 지문 채취한 대만 여성
장례식장 직원에 발각…징역형 집행유예 처벌
죽은 친구의 지문을 채취해 대출 계약서를 위조하는 데 사용한 여성이 적발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신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리 모 씨(59)가 증권 위조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리 씨는 지난 2월 21일 친구 펑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위조된 주택 담보 대출 서류와 850만 대만달러(약 4억 원) 상당의 약속어음, 잉크 패드를 들고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리 씨는 장례식장 직원들에게 "저는 펑의 절친한 친구다. 조의를 표하고 싶다"고 부탁했다. 이어 리 씨는 펑 씨의 시신이 있는 영구차에 올라탄 뒤 시신 가방을 열고 서류에 펑 씨의 지문을 찍었다.
이를 목격한 한 직원이 펑 씨의 가족에게 알렸고, 가족들은 곧장 리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리 씨를 체포한 뒤 위조된 주택 담보 대출 서류, 약속어음, 잉크 패드를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리 씨는 펑 씨가 죽기 전 부채 문제로 다툰 것으로 드러났다.
리 씨는 "펑 씨에게 빌려준 돈이 인출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2010년 5월 23일 자로 작성된 주택 담보 대출 서류와 펑 명의로 발행된 850만 대만달러 상당의 약속어음을 위조해 제게 지불하는 것으로 했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결국 리 씨는 증권 위조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판사는 "리 씨가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위조된 약속어음이 아직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이 5년간 유예됐다"라며 "리 씨는 정부에 5만 대만달러(약 230만 원)를 지불하고 지정된 정부 부처나 공공복지 기관에서 총 90시간의 자원봉사를 해라"라고 명령했다.
장례식장 직원은 "저는 20년간 이 업계에서 일해 왔는데 이런 사건은 처음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연은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리 씨는 정말 이상하다", "리 씨는 돈에 목말라 있다. 리 씨의 행동은 사기와 다르지 않다", "리 씨가 실제로 시신을 모욕한 건데 처벌이 너무 가볍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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