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맞아 한식·한복·K-팝으로 1,500명 직원 사로잡아

마이크로소프트(MS) 레드몬드 본사에 ‘K-Pop Demon Hunters'(케데헌)이 떴다.

시애틀총영사관(총영사 서은지)이 MS와 손잡고 지난 25일 MS 본사인 레드먼드 캠퍼스내 믹서(Mixer) 빌딩에서 개최한 추석행사는 그야말로 '케데헌' 테마로 가득했다.

이번 축제에는 1,500여명의 MS 직원들이 참여해 한국의 대표 명절 추석을 함께 즐겼다. 한식은 물론 K-팝 공연, 전통놀이, 한복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졌고, MS 내부 한류 동호회팀까지 무대에 올라 열기를 더했다.

행사의 포문은 9인조 K-팝 댄스팀 ‘프리즘'(Prism)이 열었다. 이들은 ‘Like Jennie’, ‘One Spark’ 등 화려한 안무로 현장을 뜨겁게 달구었고, 이어 케데헌의 주제가 ‘곤든’으로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어 무대에 오른 34인조 MS 오케스트라팀은 한국의 민요 ‘아리랑’을 웅장하게 편곡해 연주한 뒤, 케데헌 OST 메들리(Your Idol, Take Down, Free, Soda Pop, Golden)를 이어가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비빔밥이었다. 워싱턴주 한식세계화협회가 직접 마련한 시연 무대에서 MS 로고를 다채로운 채소로 구현한 대형 비빔밥이 선보여졌고, 이후 직원 전원에게 김밥·닭강정·송편·식혜 등 풍성한 한식이 제공되며 ‘한가위의 넉넉함’을 함께 나누었다.

체험 부스도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케데헌 열풍을 반영하듯, 한복과 갓을 쓰고 사진을 찍는 포토존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이름을 한글로 써보는 명함 제작, 딱지치기, 케데헌 주인공과 ‘사자보이스’ 등신대 포토존도 행사 내내 북적였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준비 단계부터 한인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봉사자로 나섰고, 무대·음향 지원부터 한식 배부, 체험 부스 운영까지 책임졌다. 총영사관과 MS 한국계 직원들, 그리고 지역 한식 단체가 함께 힘을 모은 결과였다.

서은지 총영사는 축사에서 “문화와 기술이 만나는 이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 총영사관과 MS, 우리 모두의 우정이 깊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축제가 단지 추석을 즐기는 자리가 아니라 한·미 양국 간 협력의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장은 ‘세계적 IT 기업의 다양성 존중’과 ‘한국 전통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장으로,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단순한 기업 이벤트를 넘어 한·미 간 과학기술 협력에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 평가했다.

MS 본사에 울려 퍼진 케데헌 OST와 아리랑 선율, 그리고 한식의 풍미는 한국 문화가 가진 힘을 다시금 입증하며 글로벌 기업의 중심에서 빛나는 추석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영사관은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