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중부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400km 떨어진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불길이 번졌다. 수도 마드리드의 4개 초고층 건물들이 불에 휩싸였고 스페인 주민들은 타는 냄새에 고통을 호소 중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불길이 붙어 포르투갈 세라 다 에스트렐라 국립공원을 모두 태워버린 화재는 13일 대부분 진화됐다가 이날 재점화돼 여러 마을을 불태웠다.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서는 이미 1만7000 헥타르가 넘는 곳을 태운 불길을 잡기 위해 물폭탄 투하 항공기 13대와 소방대원 1100명이 동원됐다.

안드레 페르난데스 시민보호사령관은 이번 화재는 여러 전선이 있어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화마를 잡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나사(NASA)가 발표한 위성사진에는 이베리아 반도의 서쪽부터 동쪽 절반과 마드리드 너머까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현재 스페인 동부에서도 수백 명의 소방관들이 발렌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분투하고 있다.

발렌시아 남쪽의 발데보 지역에서는 번개로 산불이 시작돼 15일부터 도로가 통제되고 약 2000명이 대피했다.

시모 푸이그 지역 대표는 "현재 우리는 둘레 65km에 9500 헥타르가 불에 탔다고 보고 있다"며 "화제 피해 정도가 절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승객이 타고 있던 열차가 화염에 휩싸여 3명이 중상을 입은 것. 현지 보건당국은 "3명이 심한 화상을 입었다"며 "1명은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대피해야 했고 다른 8명 가량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언급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의 최근 통계에 의하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스페인은 391건의 산불이 발생해 총 27만1020 헥타르의 땅이 소실됐다.

포르투갈의 경우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95건의 산불이 발생해 8만4717 헥타르가 파괴됐다.

지난 달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기후변화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지역의 일부를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상태로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가 폭염과 가뭄을 포함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더욱 빈번하고 격렬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7월은 스페인 기상청이 정보를 등록하기 시작한 1961년 이래로 스페인에서 기록된 가장 더운 날이었다.

앙드레 페르난데스 포르투갈 시민보호청장은 향후 화재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화재 진압은 바람에 의해 방해받기 쉽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