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수술받으며 클라리넷 연주한 환자…"내 상태 실시간 확인"[영상]

(파킨슨병 수술 중 클라리넷을 연주한 60대 영국 여성. NBC News) (파킨슨병 수술 중 클라리넷을 연주한 60대 영국 여성. NBC News)

 

60대 영국 여성 "내 몸이 점점 편해지는 것 느껴, 내 손 자유롭게 움직여"
마취 후 심부뇌자극술이 실제 운동 능력 회복에 미치는 영향 분석 '화제'

 

60대 중반 고령의 여성이 파킨슨병 환자가 뇌 수술을 받으며 클라리넷을 연주해서 화제다.

지난 23일 뉴욕포스트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은퇴한 언어치료사이자 클라리넷 연주자인 데니스 베이컨(65)은 201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이후 걸음걸이와 수영, 춤, 그리고 오랫동안 즐겨온 클라리넷 연주까지 점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자신이 걸린 질병에 대한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며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게 되자 그는 7월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DBS)을 결심했다. 베이컨이 받은 'DBS'는 뇌에 전극을 삽입해 전기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 환자에게 증상 완화 효과가 있는 치료법이다.

음악과 의학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특별한 순간이 펼쳐졌다. 65세 파킨슨병 환자가 뇌 수술 도중 클라리넷을 연주하며 자 손 움직임이 즉시 개선되는 것을 직접 체험했다. 런던 킹스칼리지 병원에서 진행된 이번 사례는, 뇌 속 깊은 구조에 전극을 삽입해 신경을 자극하는 심부 뇌 자극술이 실제 환자의 운동 능력 회복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실시간으로 보여준 특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수술은 집도한 신경외과 교수가 집도했다. 그는 "뇌 자체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지만 두피와 두개골에는 국소 마취를 시행했다"며 "의료진이 작은 동전 크기의 구멍을 뚫어 전극을 삽입하고, 이후 심장박동기와 유사한 장치를 연결해 뇌에 지속해서 전기 자극을 전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니스가 클라리넷 연주를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해, 수술 중 직접 악기를 가져와 연주하며 자신의 운동 능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권유했다"고 밝혔다.

5년 전부터 파킨슨병으로 인해 연주를 중단해야 했던 베이컨은 수술 후 "수술 중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오른손 움직임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체감했다"며 "계속해서 내 상태를 관찰하면서 점점 손이 훨씬 자유롭게 움직였고, 덕분에 클라리넷 연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녀에게 이번 수술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삶의 즐거움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앞서 킹스칼리지 병원에서는 2020년에도 바이올리니스트가 뇌종양 제거 수술 중 직접 연주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수술 과정 동안 베이컨은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며,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과 호흡, 음의 흐름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전극에서 나오는 전기 자극이 적용되자 손가락이 보다 부드럽게 움직였고, 클라리넷 연주 역시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이러한 변화를 실시간으로 체험하면서, 베이컨은 자신에게 맞는 정확한 전기 자극 강도를 의료진과 함께 조율할 수 있었다.

현재 가슴에 충전기 심장 자극 배터리를 성공적으로 이식 받은 그는 앞으로 20년간 이 장치를 이용해 일상 활동과 취미를 이어갈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파킨슨병은 뇌 속 신경 전달 물질 중 운동에 필요한 '도파민'(dopamine)을 분비하는 신경 세포가 원인 모르게 서서히 소실되어 가는 질환이다. 치매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 1000만여 명이 앓고 있다. 보통 근육 경직·몸 떨림·느린 동작·자세 불안정 같은 운동 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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