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때부터 애착" 세계 3위 금 보유 이탈리아…금값 랠리 반색

GDP 13% 규모 2452톤 보유…일부선 '매각' 주장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금을 보유한 이탈리아가 기록적인 금값 상승으로 큰 이익을 얻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금 보유량을 자랑한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현재 금 2452톤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로 약 3000억 달러(약 426조 원)의 가치를 지니며, 2024년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1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탈리아의 공식 지불준비금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다. 유로존의 66.5%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갖고 있는 금 중 약 4.1톤에 달하는 87만 1713개의 금괴는 '성물 보관소'라고 불리는 금고에 보관되어 있다. 나머지는 인근에 있는 이탈리아 중앙은행 본점 지하와 미국에 1100톤씩 분산되어 있고, 영국과 스위스엔 소량이 있다.

이탈리아의 금 사랑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의 이탈리아 민족인 에트루리아인은 고대 로마보다 훨씬 이전에 금 구슬을 녹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치하에서 아우레우스는 로마 제국의 화폐 기초가 됐고, 수 세기 후 피오리노(금으로 만든 동전)는 중세 유럽에서 오늘날 달러만큼이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이탈리아의 근현대 금 정책은 전시 경험에 의해 형성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세계 전쟁 당시 나치는 파시스트 정권의 도움을 받아 120톤에 달하는 이탈리아의 금 보유고를 압수했다. 전쟁이 끝날 무렵 금 보유고는 약 20톤으로 줄어들며 위기를 겪었다.

이탈리아는 전쟁 이후 수출 주도 경제로 전환했고, 미국의 달러화 유입이 늘어났다. 이 중 일부는 금으로 환전됐다.

여기에 압수 금괴 4분의 3이 회수되면서 1960년 이탈리아의 금 보유량은 1400톤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석유 파동으로 1970년대 들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됐고, 이탈리아는 사회적 불안과 잦은 정권 교체로 투자가 줄게 됐다.

이탈리아는 자본 유출로 생긴 적자를 메우기 위해 1976년 금 보유고에서 4만 1300개의 금괴를 담보로 독일 중앙은행으로부터 20억 달러(약 3조 원)의 대출을 받았다.

영국이나 스페인과 달리, 이탈리아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금 매각을 거부하며 보유고를 지켜냈다.

금값이 오르자 일부에선 이탈리아의 공공 부채를 줄이기 위해 금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탈리아 금융기관 반카 파트리모니 셀라 앤 씨의 지아코모 키오리노 애널리스트는 "금 보유량을 절반 매각한다고 해서 이탈리아의 부채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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