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재테크이야기] 오래 살 수 있는 이유

서희경(연방 세무사/재정 전문가)


오래 살 수 있는 이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 훌륭한 일을 하여 후세에 명예로운 이름을 남겨야 한다지만 호랑이는 어떻게 살았건 가죽은 남기는구나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동물의 세계 권력의 상징이자 초식 동물의 개체수를 조절 함으로써 생태계에서 큰 역할을 하는 호랑이. 서식지에서 생존하고 번성 하기 위해 날카로운 이빨, 근육질의 다리 등 강력한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이빨과 발톱이 마모되기에 야생에서는 생존, 사냥의 기가 소실되어 결국 굶어 죽는 것이다. 

이빨 빠진 호랑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초원의 왕으로 군림하던 사자 또한 다를 바 없다. 늙은 사자는 쇠퇴한 사냥 능력과 젊은 수사자와의 경쟁에서 밀려나 무리에서 쫓겨나고, 결국 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겪는다. 젊었을 때 그 화려하던 갈기 뒤에 감쳐진 슬픈 숫사자의 모습이다. 

사람은 늙어서 일할 힘이 없어도 살아간다. 왜 그럴까? 사람이 늙어서도 오래 살 수 있는 이유는 몇 가지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첫째가 돈이다. 사람은 자산이라는 도구가 있기에 자신이 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도 생존 할 수 있다. 즉, 돈이라는 장치가 노후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늙은 호랑이가 젊은 호랑이의 토끼를 ‘돈’으로 살 수만 있다면 사람처럼 오래 살 수 있을 텐데, 이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다. 

두번째는 자식이다. 내가 가진 돈이 없어도 자식이 나를 부양하면 오래 살 수 있다. ‘효’라는 장치는 노후 설계를 자식이나 가족이 부담한다. 노부모를 자신의 몸처럼 섬기는 부모를 본 자식은 성장하여 자신의 부모에게도 같은 행동을 하게된다. 그러나 이제는 예전의 효를 기대 할 수 없기에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효도계약서’를 쓰기도 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토지를 주는 반대급부로, 자식이 부모에게 해주어야 할 의무사항을 써서 계약을 했다는 사실은 기록에도 나온다.  1875년 노르웨이 농부들의 절반이 자식과 사이에 은퇴계약서를 작성했다. 우유나 고기를 식탁에 얼마나 자주 올려줄지 등의 구체적인 조항, 이러한 약속을 지켜야 자신의 땅을 상속자에게 준다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세번째, 돈도 자녀도 없는 경우는 어떤 장치가 있을까? 중세 성직자들이나 군인들의 경우, 노후에 대해 이런저런 걱정이 있다면 그들이 본업에 충실할 수 없을 것이기에 해당 국가나 조직에서 연금형태로 생활비를 주어 노후를 돌봐주었다. 이것이 최초로 체계화된 국가가 비스마르크 시대의 독일이며 1880년대에 사회입법을 추진하여 세계 최초로 의료보험, 산재보험, 노령연금을 도입했다. 

이렇듯이 노후설계, 고령화라는 부담은 개인, 가족, 국가가 함께 협력해야 될 것이다. 은퇴자금(돈)이 본인의 노후를 책임지는 수단이라면, 자식(효)은 가족구성원, 즉 성인자녀가 그들의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장치이고, 연금(소셜및 은퇴연금)은 국가가 개인의 노후에 관여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은퇴는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은퇴, 노후 설계를 위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첫째, 그때 그때의 수입(Income)만 고집 할 것이 아니라 자산(Asset)을 제대로 관리함으로써 늘어난 수명에도 맞추어 조기 고갈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며 둘째, 자녀와의 관계도 세대통합적인 유연한 방식으로 유지하여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국가나 사회의 연금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여  본인의 노후 생활에 탄력성을 부여해야 하겠다.

문의: 425-638-2112/ hseo@api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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