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신인남] 노랑, 열매

신인남(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노랑, 열매


나를 용서하고 받아준다면 마을 어귀 참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걸어 주오, 남편이 보낸*


편지를 읽고

마리아는

먼저, 머리를 노란 리본으로 묶고요

가슴에 해바라기 브로치도 꽂고요

서랍에 개켜 놓은 노란 손수건을 꺼내고요


마을 어귀 참나무에

노란 용서를 정성껏 매달았습니다


마을 아이들도 덩달아 풍선을 불어 노란 환영을 매달고요

마을 어른들도 그간 하지 못했던 노란 화해를 매달고요


마리아 참나무가

마을 참나무가

노랗게 익었습니다


흐린 날에도 멀리서도, 환히

잘 보였습니다



*노란 손수건,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한 수감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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