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 풍자' 지미 키멜쇼 일주일 만에 재개…트럼프 대응 주목

지미 키멜, 찰리 커크 관련 발언했다가 프로그램 중단

오바마 "맘에 들지 않으면 탄압" 공화당서도 "정부 개입 안돼"


ABC는 '지미 키멜 라이브'의 진행자 지미 키멜이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다. 피살된 보수 논객 찰리 커크 관련 발언으로 프로그램이 중단된지 약 일주일 만이다.

키멜의 프로그램 취소로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 통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ABC를 소유한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17일 우리나라에 매우 감정적인 시기에 긴장된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며칠 동안 지미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고 대화 끝에 오는 23일 프로그램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지미 키멜 라이브 방영을 거부했던 일부 ABC 계열사가 프로그램을 방영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앞서 키멜은 15일 저녁 방송에서 커크 살해 혐의로 체포된 타일러 로빈슨에 대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갱단이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찰리 커크를 살해한 이 소년을 자신들에 속하지 않은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로빈슨이 마가 진영의 일원임을 전제로 한 발언으로, 현재로선 로빈슨은 이념적으로 보수적이거나 트럼프 지지자로 간주되지는 않고 있어 논란이 됐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로빈슨은 룸메이트에게 "(커크의) 증오에 질렸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가장 역겨운 행위"라며 지역 방송사에 ABC 방송에서 해당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ABC 계열 방송국 최대 소유주인 넥스타 미디어 그룹은 32개 계열사에 해당 프로그램 편성을 취소했고 ABC는 프로그램 자체를 무기한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을 위한 좋은 소식"이라며 "마침내 해야 할 일에 용기를 갖게 된 ABC에 축하를 전한다"고 비꼬았다.

이후 미국에선 언론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됐다.

민주당 진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프로그램 중단을 압박했다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현 행정부는 언론사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와 논평가를 탄압하거나 해고하지 않으면 규제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며 '취소 문화'를 새롭고 위험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비판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건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트럼프와 카의 남용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보수 언론의 주류도 트럼프 행정부의 검열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 공화당 의원은 카 위원장의 향해 "지옥처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미치 매코넬 상원 의원도 이날 "TV에서 누군가 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도 정부가 개입해선 안 된다고 동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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