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세계 최저 "우리 책임인가요?"…청년들 "낳을 수가 없어요"
- 23-12-05
합계출산율 '0.78'…OECD 최저 수준 "올해 더 낮아질 듯"
청년들 "월급 절반은 이자로…집값·양육비 감당 안돼요"
"전세 대출 이자에 생활비만 해도 벅차요. 거기다가 양가 부모님 생신 등 집안 행사까지 겹치는 달에는 월급의 절반 이상이 빠지죠. 경력 단절도 걱정이죠. 그보다도 당장 한 명이 일을 쉬게 되면 아예 생활이 되질 않아요.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아이 생각을 하겠어요"
직장인 이유진씨(32)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맞벌이 무자녀 가족을 일컫는 말)이다. 사실 자발적 딩크족은 아니다. 평소 누구보다 아이를 좋아하고, 키우고 싶은 욕심이 컸다.
딩크를 결심한 건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다.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는 이자를 내고 있노라면 "대체 언제 돈을 모으지?"라는 생각에 잠겨 한동안 우울했다. 그간 자신이 성장하면서 부모님께 받은 지원을 아이에게 고스란히 베풀 자신이 없었다.
이씨는 "아이를 키우려면 도우미를 고용하거나 누군가 한 명은 집을 지키고 있어야 해요"라며 "결국 돈을 더 쓰는 꼴이 되는데, 지금 형편으로는 쉽지 않아요. 안 낳는 게 아니라 못 낳는 것이죠"라고 토로했다.
미래의 인구 수준을 가늠할 합계출산율이 전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면서 '저출산'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엔 중세 흑사병 유행기 때보다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국가 붕괴'를 우려하는 극단적 목소리도 작지 않다.
출산의 당사자로 지목된 청년층은 '생존'이 더 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출 이자 등 날이 갈수록 치솟는 주거비와 물가만 생각하면 아이를 낳을 꿈을 꾸지 못한다는 것이다.
5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초저출산과 초고령사회 극단적 인구구조 원인·영향·대책''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에서 2022년 0.78로 내려갔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으로 연구원은 올해 더 내려갔을 것으로 추정한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기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수다. 1이 채 되지 않는다는 건, 가만히 있어도 인구가 감소한다는 의미다.
뉴스1이 만난 청년들은 대체로 "안 낳는 게 아니라 못 낳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경제적인 이유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직장인 김모씨(30)도 그중 한 명이다. 최근 결혼했지만, 출산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그는 "서울에 무리해서라도 거주하려는 건 출퇴근 시간 때문"이라며 "주거비가 큰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출 구조상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아이를 임신한 직장인 한모씨. 임신을 확인하자마자 든 생각은 '돈'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래도 아이한테 방 하나는 만들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부터 되더라"며 "첫째는 감당할 수 있겠지만, 그다음은 방법이 없어서 둘째는 낳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청년층의 1인당 주택 관련 대출 잔액(평균치)은 지난 2019년말 4000여만원에서 올 2분기 5500여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치솟는 사교육비도 청년층의 걱정을 가중하고 있다. 당장 유치원 교육비부터 쉽지 않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고령층에 대한 부양 문제도 출산을 고민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씨는 "육아 휴직이 끝나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부모님도 나이가 많으셔서 나머지 시간에 맡기기 어렵다"며 "주변에 태권도나 미술 등 아이를 돌봐주는 학원에 들어가는 돈이 월 340만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지금 월급을 고려하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아직 미혼인 직장인 김모씨(32)는 "아이를 낳게 되면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하기 위해 유치원부터 입시 학원을 챙겨줘야 할 텐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이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의 교육 관련 지출은 월 평균 41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지난해 전 국민이 사교육에 들인 비용은 약 2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가량 늘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여성들의 경력 단절 역시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유진씨는 "당장 지금 다니는 회사만 봐도 임원급 중에 여성이 얼마나 있겠나"라며 "열심히 공부해 직장인이 됐는데, 나의 능력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공허함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도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주거·고용·양육 측면의 '불안'과 높은 경쟁 압력을 꼽았다.
보고서는 "고용·주거·양육 측면의 불안과 경쟁 압력을 낮추기 위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그 근저에 있는 높은 주택가격, 수도권 집중,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는 '구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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