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금발의 이태원 참사 유가족, 3년 만에 방한…'울음바다'
- 00:05:07
3주기 나흘 앞두고…외국인 희생자, 추모행사 참여 '눈시울'
"아직 믿을 수 없다" 눈물에 위로…14개국 46명 방한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나흘 앞둔 25일, 참사 당시 희생된 외국인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추모행사에 참여해 눈물을 흘렸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옆 골목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추모식에는 외국인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참석했고 이들 대부분은 참사 이후 처음 이곳을 찾았다.
행사에 앞서 폭 2미터 남짓 좁은 골목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헌화하는 시민들은 물론 벽면에는 '같이 걷겠습니다', '희미해지는 죽음이 아니라 더 기억하고 고민하는 것이 되기를'과 같은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행사에 앞서 도착한 보라색 점퍼를 차림의 유족 몇몇은 이미 눈시울이 붉어졌다.
오후 1시가 조금 지나자 외국인 희생자의 가족들이 버스에서 내렸다. 이들 또한 보라색 점퍼 차림이었다. 서로를 마주한 유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참사 희생자 고(故) 이상은 씨의 이모 강 모 씨는 이날 호주 희생자 그레이스 라셰드 씨의 어머니와 이란 희생자 알리 씨의 가족을 끌어안고 함께 울었다.
강 씨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외국인 유가족 초청을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져 다행"이라며 "그레이스의 어머니와는 예전부터 이야기했고 알리의 가족은 이제야 처음 직접 만나게 됐다"고 했다.
헌화가 끝난 후 오후 2시쯤 4대 종교(기독교·불교·원불교·천주교) 추모예배가 진행됐다. 히잡을 쓴 이들도, 금발의 외국인도 눈을 꼭 감고 고개를 숙였다. 예배에 참석한 대학생 한 모 씨(25)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왔다"면서 "내 나이대 친구들이 그만큼 많이 세상을 떠났다는 게 몇 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쯤 예배를 마친 이들은 참사 3주기 시민추모행진에 나섰다. 행진은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출발해 대통령실과 서울역, 남대문을 지나 서울광장 추모대회로 이어졌다. 행진이 종료되고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도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노르웨이 출신 희생자 스티네 에벤센의 어머니는 "제 딸은 한국이 아주 안전하고 멋진 나라라고 믿었다"면서 "부모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내용의 연락을 받은 지 3년이 지났다, 아직 내 딸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카자흐스탄 출신 희생자 세르니야조브 마디나의 언니는 자리에 올라 "마디나는 한국을 정말 사랑했고, 한국을 언제나 특별히 생각했다"면서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마디나가 아직도 여기서 살면서 친구를 만나고 공부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에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방한한 외국인 유족은 총 46명이다. 참사 당시 희생된 외국인 26명 중 21명의 가족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는 모두 14개국 국적의 외국인이 포함돼 있다. 이번 방한자들의 국적은 이란·러시아·미국·호주·중국·일본·프랑스·오스트리아·노르웨이·스리랑카·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12개국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 24일 입국해 6박 7일 동안 머무르며 추모행사, 유가족 간담회, 특별조사위원회 방문, 그리고 29일 열리는 정부 공식 추모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포커스
한인 뉴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25일 토요합동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25일 토요산행
- 광역시애틀한인회 새 회장 선출한다
- 서은지 시애틀총영사, UW서 영어 특강한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 재정세미나에 참석하세요"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쇼핑정보(2025년 10월 24일~10월 30일)
- 한국 조선분야 권위자 목포대 송하철 총장, 시애틀 방문
- [공고] 워싱턴–타코마한인회,12월6일 정기총회 개최
- 벨뷰통합한국학교, 10월 정말로 바쁘다 바빠(영상)
- 둥지선교회 “추운 겨울, 홈리스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 대한항공 인천~시애틀 노선 운항 중단한다
- 머킬티오시와 과천시, 자매결연 추진한다
- 한인 정상기판사 "시애틀 누드비치, 내년봄까지 개방하라"
- 광역시애틀한인회, 이번에는 타코마시장 토론회 개최한다
- [신앙칼럼-최인근 목사] 나는 날마다 죽노라!
- [서북미 좋은 시-김진미] AI와 나
- 시애틀한국교육원 오리건서 독서주간 특별 프로그램 진행
- 제33회 워싱턴주 '부동산인의 밤'행사 열린다
- 시애틀 통합한국학교, 한글날 맞아 ‘한글의 아름다움’ 되새겨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8일 토요산행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캠핑산행나서
시애틀 뉴스
- 알래스카항공, IT 시스템 마비로 이틀간 360편 이상 결항
- 시애틀 매리너스 칼 랄리 ‘스포팅뉴스 올해의 선수’ 선정
- 워싱턴주 90만명, 11월1일부터 푸드뱅크 중단위기
- 시애틀 이번 주말부터 ‘빅 다크(The Big Dark)’ 다가온다
- 시애틀 한 식당, 5년 동안 25번 도둑 들어왔다
- 111살 먹은 노르웨이 범선, 시애틀에 입항했다
- NBA 충격… 포틀랜드 감독 ‘불법도박 혐의' 체포
- "길안내에 사진 인증까지"…아마존 배송기사용 '스마트안경' 공개
- 워싱턴주 건강보험료, 내년 최대 2배 인상 전망
- 왜 무뇨스를 투입하지 않았나? ALCS 끝난 뒤에도 논란 이어져
- 시애틀 교사가 학생폭행해 1억2,400만달러 소송 직면
- 연방이민당국, 워싱턴주 차량번호인식시스템 무단접속했다
- "로봇으로 직원 75% 대체"…120만 고용주 아마존의 무서운 계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