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너스 롤리 60호 홈런볼 잡은 시애틀 남성, 어린이에게 양보

'훌륭한 사람'은 머티-드리스쿨이란 환경 컨설턴트 

랠리 60호 홈런공 잡고 아이에게 양보한 팬, 선수와 특별한 만남


시애틀 매리너스의 역사적인 순간을 만든 주인공은 스타 선수가 아니라 평범한 한 팬이었다. 

지난 24일 시애틀 T-모빌 파크에서 펼쳐진 매리너스와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칼 롤리의 시즌 60호 홈런공이 관중석으로 날아들었을 때, 글렌 머티-드리스콜은 우연히도 ‘바른 자리, 바른 시간’에 앉아 있었다. 오른손으로 튀어 오르던 공을 잡아낸 그는 15초쯤 손에 쥔 뒤, 앞에 있던 어린이에게 공을 건넸다. 단순하지만 진심 어린 이 행동은 SNS에서 ‘시애틀의 전설’이라는 찬사를 불러왔다.

머티-드리스콜은 환경 컨설턴트로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보러 왔다. 그는 “너무 빨리 일어난 일이라 실감이 없었다”며 “아이를 보자 당연히 내가 아니라 그 아이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변 팬들은 그의 선행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고, 곧 SNS에는 ‘이 남자가 롤리의 60호 홈런공을 잡고 아이에게 줬다. 진짜 보석 같은 사람이다’라는 글이 퍼졌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500만 회 넘게 조회됐다.

매리너스 구단도 즉시 반응했다. 팀 홍보팀은 글렌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연락을 받은 구단은 머티-드리스콜 가족을 다음 날 경기로 초대했다. 그는 아내 캐서린, 아들 이선(14), 에이든(10)과 함께 홈 더그아웃 앞 1열 좌석에 앉는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경기 전, 롤리는 직접 클럽하우스에서 나온 배트를 머티-드리스콜에게 건네며 “좋은 사람 되어줘서 고맙습니다. 멋진 캐치였어요”라는 친필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두 아들도 랠리의 사인이 담긴 야구공을 선물 받았고, 가족은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었다. 머티-드리스콜은 “슈퍼스타를 직접 만난 건 처음”이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 장면은 최근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과 비교되며 더욱 빛났다. 당시 한 팬이 홈런공을 잡아 아들에게 줬다가 다른 관중의 압박으로 논란이 일었지만, 시애틀에서는 ‘좋은 사람이 만든 선순환’이 모든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결국 아이는 구단을 통해 홈런공을 다시 매리너스에 반환했고, 랠리의 배트로 보상받았다.

이번 일은 단순한 홈런 기록을 넘어, 야구가 만들어내는 공동체적 가치와 팬 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착한 사람이 결국 가장 좋은 자리에 앉는다”는 말처럼, 글렌 머티-드리스콜은 그날 시애틀 팬들의 마음 속에 진정한 주인공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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