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B 비자 충격, 가장 피해 볼 나라는 인도가 아니라 미국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은 처음에는 인도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지만, 결국 미국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영국 BBC가 23일 보도했다.

백악관은 지난 19일 해외 기술 인력에 제공되는 H-1B 비자 수수료를 기존의 1000달러에서 10만달러(1.4억원)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민 전문가들은 10만달러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신규 H-1B 직원의 평균 급여가 9만4000달러이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이다.

이번 조치로 일단 인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H-1B 비자의 71%가 인도인에게 발급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도인에게 H-1B 비자는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는 티켓이었다.

이 비자로 돈을 번 인도인들이 고향에 부동산을 사는 등 투자하면서 인도 경기는 활황을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수료 100배 인상으로 인도에서 이같은 특수는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다음 피해국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BBC는 전망했다. 그 피해는 더욱 광범위하고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인 인력이 없으면 실리콘밸리가 마비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인력 중 4분의 1이 인도인이다.

특히 의사 직종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전체 의사 중 인도인의 비중이 6%를 넘는다.

2023년 회계연도에 인도인 의사 8200명에게 H-1B 비자가 발급됐었다. 이는 당해 외국의 의사의 22%를 차지한다.

이민 정책 분석가인 길 게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가 먼저 충격을 느낄 수 있지만 파급 효과는 미국에서 더 깊고 광범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인포시스 등 인도의 IT 기업들은 현지 인력을 재구축하고 배송 시스템을 해외로 이전하는 등 오랫동안 이에 대비해 왔다.

또 인도 기업들은 수수료 폭등으로 인한 비용을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고 심각할 것이다.

의사 부족에 직면한 병원,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 로비 역량이 없는 스타트업(새싹 기업) 기업에 일단 큰 충격을 줄 것이다.

이민 전문가들은 "비자 수수료 인상은 미국 기업들이 고용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상당 부분 업무를 해외로 이전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인 일자리 보호를 위해 조치를 취했지만, 아웃소싱을 가속화 해 일자리가 오히려 줄 것이란 얘기다.

카토 연구소의 이민 연구 책임자 데이비드 비어는 "이는 미국의 혁신과 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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