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미국인 가족에 "카레나 먹어" 폭언 쏟아낸 백인 여성

4살 아들에게 "닥쳐"…"인도인 예의 없고 규칙도 없다" 막말 세례

폭언 들은 인도계 결혼사진 작가 "함께 맞선 사람 1명뿐" 한탄

 

인도계 미국인 가족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내는 한 백인 여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인터넷 신문인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결혼사진 작가인 페르베즈 타우피크는 2명의 어린 아들 등 가족과 함께 멕시코의 유명 휴양지인 칸쿤을 출발해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를 타고 도착했다. 그의 11살 아들은 비행기에서 문제의 여성과 같은 줄에 앉았다.

타우피크는 여성이 비행기에서 아들에게 "인도 사람이냐"고 물었다고 했다. 아들은 "그렇다"고 대답했고 여성은 "뉴델리 사람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아들은 "우리 가족은 봄베이(뭄바이) 출신이다"라고 대답했고 여성은 "네 부모님에게 얘기를 해야겠다"며 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비행 내내 예의 바르고 조용했다며 승무원이 아들을 예의 바르다고 칭찬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비행기에서 내리고 셔틀버스에 탄 이후 가족과 비행기 얘기를 하던 4살 아들에게 "닥쳐라"라고 말했다. 이에 타우피크는 여성에게 욕설을 섞어 가면서 "우리 아들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 당신은 그럴 권리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여성의 남편이 일어서서 타우피크를 때릴 것처럼 그의 얼굴에 달려들었다.

이후 타우피크가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여성은 타우피크 가족에게 타우피크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는 "당신 가족은 인도에서 왔다"며 "당신들은 예의도 없고 규칙도 없고 모두를 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밀어"라는 단어를 3번 반복했고, "당신들은 완전히 미쳤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타우피크는 "내게 카레를 더 먹으라고 했냐"고 물었고 여성은 "그렇다, 네 빌어먹을 탄두리 엉덩이를 찍겠다"고 답했다. 탄두리는 인도 펀자브 지방에서 사용되는 화덕의 한 종류다.

여성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타우피크가 "당신은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하자 여성은 "당신이 내게 인종차별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신은 미국인이 아니다. 인도 사람이다"라고 말했고 타우피크는 "나는 미국인이다"라며 "여권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맞섰다.

이후 유나이티드 직원들이 개입해 여성을 만류했다. 타우피크는 여성을 버스 밖으로 내보내라고 요구했으나 여성은 거부했다. 그러나 여성은 결국 버스에서 내렸고 타우피크는 직원들이 그를 비행금지 명단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나이티드 항공은 여성이 비행금지 명단에 올라갔는지 여부에 대해 "공유할 추가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타우피크는 단 한 사람만이 여성의 폭언에 함께 맞섰다고 한탄했다. 그는 "나와 내 아이들에게 정말 우려스러운 것은 그 한 사람을 제외하고 아무도 맞서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 사람조차도 늦게 개입했다고 말했다.

타우피크는 "여성이 버스에서 내리고서야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은 괜찮지만,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타우피크는 "모든 응원에 감사하다"며 "많은 사람이 함께 맞섰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그들을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 여성을 찾아서 '이것은 괜찮지 않다.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신경 쓰는 것은 그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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