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권자들 지지없었다면 무너졌다"…중간선거 美민주 선전 배경

'격전지' 네바다주 승리로 상원 다수당 수성 확정

하원도 435석 중 최대 215석 확보해 견제 영향력 높일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11·8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수성한 비결엔 청년층 표심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치러진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날(13일) 민주당은 격전지 네바다주(州) 승리를 거머쥐며 100석 중 50석을 선점, 다수당 지위를 수성했다.

미국은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임하는 만큼 민주 50대 공화 49석인 상원 승부는 내달 조지아주 결선과 상관없이 승부가 결론 났다.

인플레이션과 전쟁, 코로나19로 얼룩진 국내외 악재와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속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 전망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다.

게다가 전체 435석이 투표에 부쳐진 하원도 현재 공화당이 212석으로 민주당(204석)을 앞서고 있지만 19석이 남은 상황. 이 중 민주당이 앞서는 선거구는 11곳(뉴욕타임스 집계 기준)으로, 최대 215석 확보 시 과반 이상(218석)은 어렵지만 근접하게 된다.  

미국 헌정사에서 백악관을 차지한 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차지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상원을 수성하고 하원도 과반에 가깝게 유지한 민주당이 이번 선거는 이긴 것과 다름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 비결로 CNN과 가디언 등 미국 내외 유력 언론들은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핵심 비결로 꼽고 있다.

 

◇'전체 12%' 30세 미만 유권자 60% 이상이 민주당 찍었다

외신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전체 유권자의 12%를 차지한 30세 미만 청년들의 60% 이상은 민주당을 찍은 것으로 분석됐다.

에디슨 리서치의 출구조사 결과 18~29세는 전체 분류 연령층 중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일한 연령대였는데, 그 지지 수준은 압도적이다. 특히 흑인 청년층은 89%, 라틴계는 68%로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은 충성도를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 18~29세의 투표 참여율은 27%로 지난 2018년에 이어 약 30년 만에 두 번째로 높은 청년 투표율을 기록했다. 레드 웨이브를 저지하려 투표소로 향한 청년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CNN은 1990년 30세 미만 유권자와 65세 이상 유권자의 민주당 하원 투표율은 각 52%, 53%였던 점을 지적, 과거엔 유권자들 사이에 기본적으로 나이에 따른 지지 편차는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젊은 층인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 이후인 2006년부터 30세 미만 유권자의 민주당 투표율이 60%를 넘은 점에 착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민주당 투표 경향이 제법 튼튼한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민주당은 최연소 유권자에게 의존하고 있다"며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민주당은 무너졌을 것"이라고 평했다.  

가디언은 "이번 선거는 공화당의 레드웨이브가 현실화 하지 않는 등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며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한 그룹에 집중돼 있음이 입증됐다. 바로 젊은 유권자들"이라고 강조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홈페이지 상단에 실시간 표시 중인 미 상하원 개표 현황. 상원은 민주당이 50석을 선점, 상원의장을 겸임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의석을 포함해 과반 이상인 51석을 확보했다. 2022. 11. 14.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뺏어오는 데 막강한 영향력 행사

이번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데에는 현역 공화당 의석이던 펜실베이니아주를 뺏어온 게 중요한 포인트였다.

당초 공화당도 이를 우려해 '펜실베이니아 사수'에 열을 올렸지만 민주당 존 페터만 부지사가 51% 득표, 공화당 후보로 나선 TV스타 출신 메흐메트 오즈(46.6%)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청년활동단체 넥스트젠의 크리스티나 라미레스 대표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 210만 명의 젊은 유권자들을 접촉한 결과 10명 중 9명이 민주당을 뽑았다"며 "이들 덕분에 페터만이 주의 새 상원의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출주조사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청년 유권자의 70%가 페터만 당선인에게 표를 줬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의제로 삼은 낙태와 기후변화, 총기 폭력, 개인의 권리와 자유 등 첨예한 이슈 관련 지대한 관심이 청년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라미레스 대표는 "젊은 유권자가 투표에 무관심하다는 통념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라며 "현재 청년층은 미국 역사상 가장 정치적으로 관여하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무소속이지만 민주당과 연계, 민주당 측 진영에서도 사회민주주의계 진보파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위터로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가 없었다면 우리는 어젯밤 다른 결과를 봤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에게 계속 투쟁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다. 우리는 할 일이 정말 많다"고 호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